유연탄값 하락·원료대체 힘입어 원가 절감 모색…전기요금 인상폭·환경규제 주목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 및 금리 인상으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는 가운데 삼표시멘트가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올해 매출 7650억 원·영업이익 740억 원 수준의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시멘트 판매량 감소 및 지난해 11월 이뤄진 판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증가, 영업이익은 원가 부담을 비롯한 요인 때문에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시멘트 생산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약 30%)을 차지하는 유연탄값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기준 유연탄(CFR 동북아)값은 톤당 149.34달러로, 지난해 9월30일 대비 36.5% 가량 하락했다. 

이는 동절기 유럽에 발생한 이상기온으로 화석연료 수요가 줄어든 까닭으로 풀이되며,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부담이 더욱 완화될 전망이다.

삼표시멘트는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고령토와 규석을 폐기물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 향상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33% 안팎이었던 대체 연료 사용량을 2025년까지 100%로 끌어올리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폐기물처리 수수료 수익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으로 탄소배출권 구입에 소요되는 비용도 낮춘다는 계획으로, 앞서 LG화학·현대로템과 폐플라스틱 자원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한 바 있다.

   
▲ 2022년 12월16일~2023년 3월10일 유연탄값 추이(단위 : 톤당 달러)/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다만,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파도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전기요금은 원가에서 25% 가량을 차지하는 등 유연탄값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요소다.

지난해 3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는 비즈니스 모델(BM) 개선을 추진 중으로, 올 1월에도 킬로와트시(kWh)당 13.1원을 올렸다. 그러나 흑자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번 인상폭 보다 3배 가량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로 설비 투자 비용이 불어나는 것도 언급된다. 시멘트제조업이 환경오염시설 허가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소성로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한 시설을 갖춰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장 가동률도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회복이 난항을 겪고 있고, 유연탄값도 2020년 하절기와 비교하면 10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도 시멘트값 인상을 둘러싼 '샅바 싸움'이 필요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