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우려' 부각되며 금융주 투자심리 악화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증시가 실리콘밸리뱅크(SVB)‧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에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금융주들 역시 주가가 크게 조정 받은 모습이다. 미국 정부와 스위스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서 위기에 대응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리스크가 언제든지 부각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증시가 실리콘밸리뱅크(SVB)‧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에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금융주들 역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다. /사진=KB국민은행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SVB 파산 사태를 필두로 CS 등 국제적인 금융기관들의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금융주들 역시 불확실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들어 급락한 금융주들은 거의 모든 종목이 상승 중인 이날(17일) 오후까지도 유의미한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2시 현재 우리금융지주(1.00%), 하나금융지주(0.86%), BNK금융지주(0.81%), KB금융(0.52%) 등이 전일 대비 1% 이내의 상승세에 머무르고 있으며 신한지주는 보합, JB금융지주(-0.45%)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 내에서 상승 중인 종목은 카카오뱅크 정도로 상승률은 2.28% 수준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들어 몇주간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이번 주 들어 급격하게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예를 들어 JB금융지주의 경우 이번 주에만 주가가 10% 가까이 빠진 상태다. 지난 2월 초까지만 해도 주가가 4만원대를 유지하던 신한지주의 경우 현재 3만원대 중반까지 주가가 밀려 있다.

금융주들의 동반 약세는 SVB‧CS 등의 파산 우려로 더욱 가속화 됐다. 다만 SVB의 경우 미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발빠른 대처에 나섰고 CS에 대해서도 스위스중앙은행이 ‘필요시 유동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위기가 수습돼가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이다. 주가는 통상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국내 금융주들의 부진 역시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 때문으로 보는 편이 온당해 보인다.

다만 국내 금융주들의 경우 SVB‧CS 사례와 같은 위기가 봉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평소에도 금융당국에 의해 매우 높은 수준의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가 한국 금융사들로 전이될 것이라고 볼 만한 근거는 현재로썬 빈약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워낙 변동성이 심한 장세를 통과하고 있다 보니 심리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금융주 전반의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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