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약 1000개 일자리 감소한 셈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음에도 고용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금융 거래가 늘면서 은행 영업점을 포함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수도 급감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점 폐쇄에 따른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소외를 양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주요 시중은행이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음에도 고용 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6만9751명으로 4년 전인 2018년 말(7만4195명)에 비해 4444명 감소했다. 매년 약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 직원 수가 1만697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2018년 말(1만8071명)과 비교하면 1093명 줄었다. 신한은행은 1만3995명에서 1만3604명으로 391명 감소했고, NH농협은행은 1만3511명에서 1만3503명으로 8명 줄었다.

5대 은행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으로, 우리은행 직원 수는 1만3913명으로 2018년 말(1만5389명)에 비해 1476명 줄었다. 하나은행의 직원 수 역시 1476명 감소한 1만1753명으로 집계됐다.

은행 직원 수는 줄어든 반면 5대 은행 임원 수는 총 142명으로 2018년 말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국민은행의 임원 수는 2018년 말 24명에서 지난해 말 39명으로 15명 늘었고, 신한은행은 30명에서 32명으로, 농협은행 21명에서 23명으로 각각 2명씩 증가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35명에서 24명으로, 우리은행은 32명에서 24명으로 임원 수가 각각 11명, 8명 감소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금융 거래가 늘면서 5대 은행의 영업점과 ATM 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국내 점포(지점·출장소·사무소)는 4014개로 2018년 말(4732개) 대비 718개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점포 수가 1114개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856개, 신한은행 738개, 우리은행 713개, 하나은행 593개 등의 순이었다.

5대 은행의 ATM 수는 2만3730개로 2018년 말(3만1096개)과 비교해 4년간 7366개, 연평균 1842개가 사라졌다.

은행 직원수는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권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면서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직원 수)은 크게 높아졌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이 3억8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3억4700만원, 우리은행 3억500만원, 국민은행 3억300만원, 농협은행 2억7300만원 등의 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대면 금융 거래가 늘어나면서 최근 은행들이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해 왔다"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취약 계층에 대한 소외를 양산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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