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경질설에 휘말린 가운데 이탈리아 집으로 떠났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콘테 감독 경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풋볼 런던' 등 영국 매체들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콘테 감독이 이탈리아로 향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주와 다음주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정한 A매치 휴식기로 경기 일정이 없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 선수단의 훈련도 없는 휴식일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 것이다.

하지만 콘테 감독이 팀을 떠난 시기가 묘하다. 콘테 감독이 선수들을 맹비난하며 간접적으로 구단에 불만을 나타낸 직후이고, 이로 인해 경질설이 강하게 제기된 상황이다.

   
▲ 손흥민에게 뭔가 지시를 하는 콘테 감독.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데일리 메일'은 이날 콘테 감독의 이탈리아행 소식을 전하면서 "레비 회장은 콘테 감독의 미래를 고려 중"이라며 "시즌 종료 전에 콘테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콘테 감독은 지난 19일 토트넘이 사우샘프턴과 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 무승부에 그친 후 선수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경기장에 이기적인 선수들이 있다"면서 "토트넘이 20년 동안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우승 못한 것)은 구단과 감독만의 문제인가. 선수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부진의 원인을 선수들 탓으로 돌렸다.

콘테 감독은 선수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렸지만, 이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스쿼드 보강을 안해준 구단에 대한 불만이나 마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레비 회장이 콘테 감독의 발언에 분노했으며, 시즌 종료 후 예정됐던 콘테 감독과 결별을 앞당겨 중도 경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카라바오컵, FA컵에서 모두 탈락한 토트넘으로서는 프리미어리그 4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유일하게 남은 목표다. 하지만 최하위 사우샘프턴전에서 승점 1점밖에 얻지 못하며 4위 자리가 불안해졌다. 콘테 감독은 선수들을 직접 비난함으로써 팀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듯하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빠르면 이번주 안으로 콘테 감독 경질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콘테 감독 경질 후에는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이끌 것이라는 구체적인 '경질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은 현재 승점 49로 리그 4위지만, 5위 뉴캐슬(승점 47)이 두 경기나 덜 치렀기 때문에 언제든 순위 역전을 당할 수 있다.

위기의 토트넘이다. A매치 2연전(24일 콜롬비아, 28일 우루과이전)을 치르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귀국한 손흥민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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