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부동산PF 부실' 우려…금감원 정기검사‧전수조사 전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은행들의 파산 리스크가 부각되며 연일 위기수습 과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도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증권사들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가 다시 한 번 위험요인으로 지목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건전성 집중점검에 나섰고, 국내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의 펀드매매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됐다.

   
▲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은행들의 파산 리스크가 부각되며 연일 위기수습 과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도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리스크가 국내외 증시 최고의 리스크로 급부상했다. 앞선 실리콘밸리뱅크(SVB)의 경우 미국 내에서도 스타트업 업계 자본조달에 특화된 독특한 성격의 은행이었지만 그 이후 무너진 크레디트스위스(CS)의 경우 국내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곳이라 충격의 깊이가 남다르다. 

업계 안팎에선 이들 외에도 위기에 처해있는 금융기관들이 상당히 많이 산재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제기된다. 추가적인 위기가 언제 불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건전성 관리를 상대적으로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새마을금고나 신협 같은 상호금융은 유동성 비율 규제를 받고 있지 않아 ‘뱅크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련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우선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 업권별로 벌이고 있는 감독업무설명회에서 잠재적 리스크 점검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김영주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 17일 은행 대상 업무설명회에서 “경제상황 악화 시에도 은행이 자금중개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및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기준 개선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감독 계획을 예고했다. 또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 동향을 점검하고 저축은행 유동성 대응 방안 논의에도 나선 상태다.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엔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최대 불안요인으로 지목된다. 작년 9월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8.2%를 기록해 전년 말(3.7%) 대비 급증한 상태다.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도 작년 말 기준 20조9000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우발채무는 향후 채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지칭하며, 증권가 위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진행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를 업계에 주문했다. 부동산 PF 등 잠재 리스크 요인을 조기에 진단하고, 증권사의 건전성 감독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금감원의 올해 ‘검사 기본방향’으로 전달된 사항이기도 하다. 

이 연장선에서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한화자산운용과 유안타증권, 하반기 NH아문디자산운용과 현대차증권 등에 대해 정기검사를 전개한다. 아울러 2020년 7월 시작한 사모운용사 전수조사도 연말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알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 금감원은 국내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의 펀드매매 현황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했다”면서 “증권‧자산운용업계 전반적으로 강도 높은 점검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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