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TAS 이어 이탈리아 미카에르와 '동행'…항공기 랜딩기어 공동개발
유압장치 등 항공기·헬리콥터 핵심부품 '성장동력'…초경량제트기 사업도


[미디어펜=김세헌기자] 한화그룹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시장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항공기 랜딩기어 / 한화그룹 제공

국내 항공기 유압전문회사로 랜딩기어 시스템을 개발해 수출품목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세계 메이저 항공업체와의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어쇼 현장에서 이탈리아 항공기 랜딩기어 전문업체인 미카에르사(Mecaer Aviation Group)와 랜딩기어 시스템 분야 국제공동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랜딩기어시스템은 항공기가 이착륙을 하거나 지상활주 또는 계류하고 있을 때 항공기 자체의 무게를 지지하는 구조물이다. 항공기 안전과 직결돼 고도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품목이다.

특히 항공기 전체 단가의 약 5%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핵심품목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선 독자 설계능력과 인증시설 장비 등이 부족해 대부분의 물량을 선진업체로부터 도입해왔다.

한화는 향후 미카에르와 함께 항공기와 헬리콥터에 장착되는 랜딩기어 핵심부품에 대한 공동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세계 유명 항공업체에 랜딩기어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과 판매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리 밀라노에 본사를 둔 미카에르는 렌딩기어 핵심부품 외에도 항공기용 유압, 비행조종 분야에서 큰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화와 함께 2011년부터 3년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VLJ(Very Light Jet, 초경량제트기) 항공기 랜딩기어 시스템’ 개발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4-8인승에 적합하게 제작되는 초경량제트기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항공기 관련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소유할 수 있을 만큼 구입 가격이 저렴하다. 게다가 운용비가 적게 들고 운용하기도 쉬워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화와 미카에르는 그간 축적된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항공기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초경량제트기 랜딩기어 시장과 민수헬기 분야, 나아가 국내에서 진행중인 차세대전투기(KF-X) 랜딩기어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 한화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사업역량 확보를 위해 메이저 항공업체와의 사업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한화그룹 본사 / 한화그룹 제공

김연철 한화 대표이사는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항공기의 핵심부품으로 손꼽히는 랜딩기어 시스템을 개발해 글로벌 업체로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메르케르사가 앞서 공급하고 있는 1000대 규모의 양산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는 지난 3월 미국 항공업체인 UTAS그룹의 클레버햄사(Claverham)와 약 1억달러(1058억원) 규모의 항공기용 유압장치 장기공급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는 UTAS를 통해 미국 보잉사(Boeing)의 B787항공기,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Augusta Westland)의 AW139헬리콥터, 미국 시코르스키사(Sikorsky Aircraft)의 CH53K 헬리콥터 등 세계 주요 항공기와 헬리콥터에 유압장치 구성품을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해외 항공기 전문업체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항공엔진와 랜딩기어 등으로 사업품목을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보다 향상된 인지도를 기반으로 세계 메이저 항공업체와의 사업영역 확대를 꾸준히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