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차준환(22·고려대)이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썼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의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으로 196.39점을 받았다.

23일 열렸던 쇼트프로그램에서 99.64점을 받았던 차준환은 총점 296.03점을 기록, 301.14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우노 쇼마(일본)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의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은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했던 쇼트 99.51점, 프리 182.87점, 총점 282.38점이었다.

   
▲ 사진=ISU 홈페이지


이로써 차준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첫 메달이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최초의 남자 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전 대회까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는 '피겨 여왕' 김연아(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밖에 없었다.

앞서 전날에는 이해인(세화여고)이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차준환도 은메달을 따냄으로써 한국 피겨는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동반 메달 획득이라는 새로운 금자탑도 쌓았다.

차준환과 이해인은 한국 남녀 피겨스케이팅에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권 3장씩도 안겼다. ISU 규정에 따르면 세계선수권 2위 안에 든 선수의 국가에는 다음 시즌 출전권 3장이 주어진다.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를 차지했던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한 24명 가운데 22번째로 나서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OST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부터 완벽하게 해냈고,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도 실수 없이 소화하는 등 클린 연기를 이어갔다. 

가산점이 주어지는 후반부에서도 차준환은 각종 점프 과제들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했던 차준환의 연기가 끝났을 때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대회 우승자 우노 쇼마는 이번에도 금메달을 수확하며 세계선수권 2연패를 이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올랐던 일리야 말리닌(미국)은 이날 실수가 나오며 총점 288.44점으로 차준환에 역전 당해 동메달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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