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2개월 동안 코스피 거래대금을 압도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다수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2차전지 테마와 일부 로봇주들의 강세가 지수 전체를 견인하는 독특한 패턴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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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2개월 동안 코스피 거래대금을 압도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추월하는 현상이 최근 지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빠르게 반등하는 패턴도 점점 방향성을 굳히고 있다. 올해 초 이후 코스피의 상승률은 약 9%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코스닥은 약 23% 급등하는 등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은 두 달 째 지속되는 추세다.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시가총액 등 시장규모가 작고 공매도 허용 종목 숫자도 적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몰려있다는 점도 코스닥의 특징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닥을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주체 역시 개인투자자들로 추정된다. 개인들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2조508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이끌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이달 들어 각각 1조6256억원, 590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가운데 2차전지 관련주들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놨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인 사례다. 배터리의 핵심소재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 2월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이 회사의 주가는 2배가 넘게 올랐다.
코스닥 시총 2위인 모회사 에코프로는 250%가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사실상 코스닥 장세가 ‘에코프로 형제’들에게 좌지우지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2대 주주로 등극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일부 로봇 테마주들의 강세가 더해졌다. 숫자로 확인된 실적보다는 기대감에 의한 급등이 많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들 종목을 제외한 대다수의 종목‧업종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만약 2차전지주들의 집중적인 강세가 없었다면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와 다를 바 없는 흐름을 보였거나 오히려 낙폭이 더 클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이른바 ‘착시’ 현상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시선은 다소 기이한 이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로 수렴되고 있다. 27일인 이날의 경우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이 2~3%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지수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 종목이 지수 전체를 이끌어온 만큼 주가가 꺾일 경우 추가악재 없이도 지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4일 매매동향을 예로 들면서 “코스피 지수 전체는 하락했지만 상승종목 숫자가 하락 종목보다 많았고, 코스닥의 경우 일부 종목들의 상승세를 제외하면 오히려 시장 흐름이 부진한 편”이었다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지수와 종목 간의 괴리가 커져있는 상태인 만큼 투자하려는 회사에 대해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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