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영등포에 시니어 특화 2호 점포 개점…상생금융 노력 다짐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을 릴레이 방문 중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우리은행을 찾았다. 앞서 하나은행, 부산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이 고금리 위기에 시달리는 가계와 기업을 위해 이자경감안을 내놓은 가운데, 우리은행도 2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돈보따리를 풀겠다고 선언했다. 시중은행들이 이 원장의 요구에 발맞춰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방문했다. 해당 영업점은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시니어 특화 점포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을 찾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왼쪽 두번째),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 첫번째), 이 원장이 금융소비자들과 떡케익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류준현 기자


개점식에서 이 원장은 "최근 경제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온라인 금융거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은행의 점포 수가 급격하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은행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나 영업채널에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복잡한 금융거래 특성상 여전히 소비자들의 '대면거래' 수요가 있고 점포폐쇄가 지역사회나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급격한 점포폐쇄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당국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헀다.

이에 이 원장은 우리은행의 고령층 특화점포 추가 개설에 긍정적 의견을 표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동소문로 효심영업점'을 개점한 바 있다.

이어 이 원장은 "저희 금융당국도 은행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점포폐쇄시 사전 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 급격한 점포폐쇄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현재 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를 통해 점포폐쇄 절차 내실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이복현 금감원장에게 특화점포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류준현 기자


이날 개점식에는 지난 24일 공식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자리해 인사말을 전했다. 임 회장은 "금융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몸 구석구석에 맑은 피가 공급돼야 우리가 건강할 수 있듯이 금융에서는 우리 경제 곳곳에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이 절실한 소상공인 그리고 취약계층에게는 더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이 은행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할 것이다"며 "우리금융은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 그리고 소외계층에게 실질적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지원방안들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이번 2호 효심영업점을 발판으로 해서 저희는 (이복현) 원장께서 부탁하셨듯이 시니어 특화점포를 더욱 확대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상생금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영업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임 회장의 발언에 발맞춰 우리은행은 총 19조 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상생금융지원책도 내놨다. 이날 우리은행이 발표한 '상생금융 3·3패키지'를 살펴보면 △개인고객 15조 4000억원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3조원 △금융취약계층 1조 3000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연간 2050억원의 금융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개인고객에게는 △가계대출 전상품 금리 최대 0.7%p 인하 △청년도약패키지 1조 4000억원 지원 △개인고객 연체원금 상환지원 등에 15조 4000억원을 투입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는 △소상공인 대상 5000억원 생활안정자금 및 연체원금 상환 지원 △보증서대출 첫 달 이자 전액면제 △중소법인 신규 고정금리대출 금리 1%p 감면 상품 출시 등으로 3조원을 공급한다.

취약계층에게는 △전 서민상품 원금 1% 감면 △시니어특화점 등 사회공헌 특화채널 확대 △고령층 대상 은행수수료 추가 면제 등으로 1조 3000억원을 풀겠다고 전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은 진정성있는 지속가능한 금융지원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 및 공공성 추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은 30일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을 개점했다./사진=류준현 기자


이 원장은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상생금융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금리시대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한 금융지원 확대 등 상생노력을 강화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은행의 평판 제고, 고객 기반의 확대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장기 지속가능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이 신설한 '선진금융전담부서'를 언급하며, "새로운 상생금융문화를 발굴하고 상생금융의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시장의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이 원장은 이 충격이 우리 금융시장 및 금융회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금융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및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을 면밀히 점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 탄탄한 건전성을 토대로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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