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시장 불안정 해소’를 전제로 올해 안에 공매도를 완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해 시장에 파문이 일고 있다. 내년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계산에 넣고서 나온 이 발언에 대해선 앞으로도 작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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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3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한된 종목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있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매도’하는 기법을 지칭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공매도를 금지했고,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한 상태다.
전면 재개와 관련한 이번 파장의 중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있다. 그가 ‘현 금융시장 불안정 해소’를 전제로 올해 안에 공매도를 완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외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 직접 응한 이 원장은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발언 이후 파장은 작지 않았다. 당장 일각에선 ‘월권’ 논란이 제기됐다. 금감원장이 혼자서 ‘연내 공매도 완전 재개 검토’를 논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공매도 금지와 재개는 금융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며, 금감원장은 금융위 회의에 참석하는 9인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공매도 전면 재개’ 전망은 이 원장이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다. 이미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난 17일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공매도 규제 완전 해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달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을 보고 상황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보면 공매도 전면재개 추진은 충분히 예상할 만한 것이기도 했다. 당국이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형태로 제도 개선에 나선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새로운 변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청 1순위’인 공매도 전면재개는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예측이 진작 나와 있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숙원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 전면 재개는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다. 다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이견을 좁히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있을 뿐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무차입 공매도를 한 외인 투자자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포함해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잠재우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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