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원안대로 통과해 표대결 완승…DGB, 국민연금 대립에도 원안 승인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JB금융지주가 지난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당초 계획했던 주주환원정책과 사외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 회사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나친 배당금 요구와 추천 사외이사를 앉히려 했지만 끝내 주주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다. 사실상 JB금융과의 표대결에서 완패했다. 

동시에 DGB금융도 같은 날 주총을 열었는데 특별한 갈등 없이 원안을 승인받았다.

   
▲ 지난 30일 전주 본점에서 열린 JB금융지주 제10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사진=JB금융지주 제공


31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JB금융은 전날 전북 전주에 소재한 JB금융 본점에서 주총을 열고, △제10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의안 등 주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번 주총에서의 관심사는 얼라인 측과 대척점을 보인 '배당금'과 '사외이사 선임건'이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1대 주주인 삼양사(지분 14.61%)에 이어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이번 주총에서 △주당 900원 결산 배당 △김기석 후보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비효율적 자본 배치정책과 해외 대비 낮은 주주환원을 이유로 배당성향을 900원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JB금융 측은 과도한 배당 제안이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 증대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당초 계획한 주당 715원의 배당금을 고수했다. 

주주들의 선택은 JB금융이었다. JB금융은 주당 715원의 배당금 지급안을 통과시켜, 지난해 누적 배당 성향 23%보다 4%포인트(p) 상향된 누적 27%의 배당성향을 갖추게 됐다.

아울러 얼라인 측이 추천한 김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도 부결됐다. 이에 JB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유관우, 성제환, 이상복 등 3인의 사외이사를 각자 재선임했다. 유 후보와 이 후보가 전날부터 임기 1년, 성 후보가 2년을 확보하게 됐다.

JB금융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믿고 지지해준 주주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도 JB금융지주는 모든 주주분들의 의견을 새겨듣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춰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DGB금융도 전날 주총에서 △제12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위원 선임의 건 △임원퇴직위로금규정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7개 의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 중에서도 DGB금융은 신규 사외이사로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 노태식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조동환 회계사, 정재수 변호사를 각자 선임했고, 이들 중 노태식·조동환 위원을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모두 2년이다.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650원으로 결정해 지난해 대비 20원 증가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의 관심은 '이사진들의 보수한도'였는데, 특별한 갈등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당초 DGB금융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0.15%) 측은 지난 29일 "등기이사의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볼 때 과도하다"며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DG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의 보수한도로 총 23억원을 책정하고, 김태오 DG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8명이 보수를 나누는 내용을 승인받았다. 전기에는 총 6명(사외이사 5명)의 이사가 보수 최고한도액 23억원 중 16억 2000만원을 나눠가졌다. 

즉 보수한도액 기준으로 볼 때 1년 전과 동일한 값이지만, 1인당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이사진 숫자가 늘어나게 돼 보수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이에 DGB금융 측도 국민연금의 보수한도 승인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DGB금융의 이사보수한도는 타 지주사 대비 많지도 않고 비슷한 수준이며, 시중은행지주에 견주면 미미한 편"이라며 "보수한도가 많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으며, 원안대로 산정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신뢰를 사기 위해 자사주 1만주를 주당 6994원에 장내 매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DGB금융은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가면서 미래 기업가치와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취임 후 일곱 번째로, 총 5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에서도 워낙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거수기' 얘기가 많이 나오다보니 굵직한 주총 안건들에 대해 반대표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주주가치제고가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한 만큼, 금융권이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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