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지난해 10조원을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조달금리 상승, 빅테크와의 경쟁 등으로 카드업황이 악화하면서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양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중소형 카드사들도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하나 6개 카드사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총 10조6909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664억원)보다 9.5% 증가했다.

   
▲ 사진=미디어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2017년 5조4061억원, 2018년 7조714억원, 2019년 7조4330억원, 2020년 8조6638억원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4조95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8919억원)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신한카드는 2021년 8월 자동차금융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카(My Car)’를 전면 리뉴얼했으며 같은해 11월에는 카뮤니티(Car뮤니티)를 개설하고 중고차 매물 서비스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는 특히 하나카드, 롯데카드 등 중소형사의 약진이 돋보였다.

2021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한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3657억원) 대비 267.0% 급증한 1조342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3위권으로 성장했다.

롯데카드는 3350억원으로 전년 동기(1269억원)보다 164.0% 늘었다. 롯데카드는 2018년부터 자체 오토할부 상품인 ‘롯데카드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2021년 절반 수준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줄었던 삼성카드는 5594억원으로 전년 동기(3514억원) 대비 59.2% 늘었다.

KB국민카드는 3조1808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으나 전년 동기(3조4569억원)보다는 8.0%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1조5735억원) 대비 25.1% 줄어든 1조1781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통해 카드사들이 얻은 수익도 3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6개 카드사 가운데 신한카드가 11% 늘어난 15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가 976억원, 우리카드 48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동차 할부금융이 현재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양분현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카드사는 넓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캐피탈사보다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 조달 비용을 줄여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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