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유상증자 힘입어 BIS비율 13% 진입 목전…뱅크런 우려 불식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토스뱅크가 지난해 26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의 약 70%가 대손충당금 적립 용도로 잡힌 것인데, 1금융권 후발주자로서 고객신뢰를 다지기 위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총이자수익이 1년 전보다 약 22배 폭증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부실채권 급증, 연체율 상승 등의 문제로 '뱅크런(대규모 현금인출 사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과도한 우려를 종식하는 모습이다.

   
▲ 토스뱅크가 지난해 26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의 약 70%가 대손충당금 적립 용도로 잡힌 것인데, 1금융권 후발주자로서 고객신뢰를 다지기 위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총이자수익이 1년 전보다 약 22배 폭증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사진=토스뱅크 제공


토뱅은 31일 연간 경영공시를 통해 지난해 26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순손실의 70%가 대손충당금(약 1860억원)이 차지하는 만큼, 경영 악화에 따른 결과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실행 시 예상 부실률을 산정해 적립하는 선투자 성격의 적립금을 뜻한다. 이 은행의 충당금적립률은 405%로 은행권 평균치인 227% 대비 1.8배 높다. 

토뱅 관계자는 "충당금적립률은 타행 대비 매우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며 "미래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파제처럼 미리 쌓아둔 격"이라고 전했다. 1금융권 후발주자인 만큼 자산건전성을 공고히 하고 고객신뢰를 쌓기 위함이라는 것인데, 올해는 지난해 대비 충당금적립 비중이 줄어들어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토뱅의 설명과 궤를 같이 해 고객 수와 여수신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선 고객 수는 출범 당시인 2021년 124만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연말 540만명을 기록했고, 이달 현재 약 605만명에 육박한다. 1년 3개월 새 약 4배 성장한 셈이다. 

고객 수 증가에 힘입어 여신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조 6000억원으로 1년 전 5300억원 대비 15배 폭증했다. 1년 3개월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경쟁사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대비 가장 빠른 성장세다. 수신잔액은 20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예대율은 2021년 4.91% 대비 9배 폭증한 47.6%를 달성했다. 토뱅 측은 여신잔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예대율은 올해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대율 폭증에 힘입어 대규모 이자수익도 시현했다. 지난해 토뱅의 총이자수익은 7100억원대로 1년 전 311억원 대비 약 22배 성장했다. 이자비용을 제외한 순이자이익은 2174억원으로 1년 전 113억원 손실에 대폭 개선됐다. 올 들어 2월 누계 순이자이익은 702억원에 육박해 하반기께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명목순이자마진(NIM)도 0.79%를 기록해 1년 전 -0.54% 대비 1.33%포인트(p) 증가했다. 

자산건전성도 공고해졌다. 이달 현재 토뱅이 보유한 모든 유가증권(채권)의 평가손실액은 약 840억원, 평가손실률은 0.65%로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매도 가능 채권의 평가손실액이 680억원대로 지난해 연말 대비 30% 이상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BIS비율도 0.47%p 증가했다. 또 만기 보유채권의 평가손실도 160억원대로 집계됐다. 

토뱅 관계자는 "보유한 유가증권의 약 40%가 2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국공채로 빠른 시일 내로 수익 청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토뱅은 금리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 보유 유가증권의 약 25%(약 4조원)를 1.6%의 손실률로 매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30일 신규 주주가 참여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총 납입 자본금은 2021년 말 5500억원에서 이날 현재 1조 6500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이에 BIS비율은 12.7%로 규제 기준치(바젤III 기준 기본자본비율 8.5%)를 크게 상회하게 됐다. 전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말 BIS비율에서 토뱅은 10.23%를 기록했다. 3개월 여만에 약 2.47%포인트(p) 개선된 셈이다. 

한편 토뱅은 올해 대출상품 다각화로 모객에 나선다. 많은 충당금을 요하는 기존 대출상품보다 담보 및 보증서 기반의 주택 대출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우선적으로 전·월세 대출상품을 상반기 중 내놓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지방은행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토뱅은 광주은행을 협업 파트너로 손잡고 있다. 아울러 내부에서 개발 중인 주택담보대출도 연내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토뱅 관계자는 "2022년은 고객과 주주의 지지로 역사적인 성장 기록을 달성하고,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튼튼한 기반과 신뢰를 만들어 간 한 해였다"며 "전월세자금대출, 지방은행 공동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2023년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