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심가 뒤편, 정은(16)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3년 전, 정은이는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딸이자, 학생이었다. 그러나 엄마가 집을 나간 후, 아빠 서용(44)씨는 충격으로 알콜 중독자가 돼버렸다. 갈수록 심해지는 아빠의 폭언에 급기야 오빠마저 집을 등지자 아빠는 알콜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으로 떠났다.
아빠마저 집을 비우자 정은이는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생 정민(8)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정현(7)이를 돌봐야하는 정은이는 매일 치러지는 전쟁이 버겁기만 하다. 두 동생 뒤치다꺼리에 자신의 일은 뒤로 미루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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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이는 매일 아침, 두 남동생과 전쟁을 치른다. |
하루가 벅찬 정은이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다. 엄마의 가출 후, 정서불안 상태를 보이는 동생 정민이. 수업시간 도중에 사라지는가 하면 한 자리에 앉아있지 못한다. 점점 지쳐가는 정은이에게 아빠가 돌아왔다. 병원에 들어간 지 한 달 후, 아빠는 아이들에게 달라지겠다는 약속과 함께 웃어 보였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집나간 아들의 마음을 돌리고자하는 아빠. 처방약을 복용하며 옛 모습을 완전히 없애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KBS 1TV 프로그램 현장르포 동행의 151화 <가파른 계단 위의 집>. 21일 목요일 11시 40분, 아빠와 정은이의 노력이 희망을 찾으려 한다. 집 나간 오빠, 현실에 지쳐가는 정은이, 정신불안 상태를 겪고 있는 정민이, 막내 정현이까지. 아빠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믿음을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