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선진화 금융포럼'도 참석, "이사회, 경영진 감시나서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월 첫 행보로 대구를 찾았다. 주요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독려하고 있는 이 원장은 DGB대구은행을 찾아 햇살론 등 서민금융 지원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은행은 이 원장의 요청에 발맞춰 1조 6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약속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대구은행 본점을 찾아 햇살론뱅크 운영 실적을 격려하고, 상담 직원의 애로사항과 제도 개선 필요사항 등을 청취했다.

   
▲ 이복현 금감원장과 황병우 대구은행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대구은행과의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햇살론뱅크와 같은 서민금융상품 이용자는 주로 소득이 적고 신용도는 낮지만 상환 의지가 높은 성실한 분들"이라며 "생업으로 바쁘신데,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은행을 방문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구은행의 햇살론뱅크 프로그램과 같은 비대면 방식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부터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큰데, 햇살론뱅크 뿐 아니라 금리 감면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이 소상공인이나 금융취약계층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은행은 취약 대출자와 지역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조 6000억원 규모의 서민금융 종합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책은 △개인차주 지원 9900억원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 6470억원 △경영컨설팅 확대 및 금융접근성 확대를 통한 비금융 지원 등이다. 

구체적으로 대표 서민금융지원 상품인 햇살론뱅크의 지원규모는 지난해 167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또 신규 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한다.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채널로 신청할 수 있어 이용 편의성을 크게 향상했고 저신용·저소득자가 은행권에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는 지원을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목표로 지난해 0.5%p 이자 감면에 이어 올해 신규 금리를 0.5%p 추가 인하한다. 특히 지방은행 최초로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 개인차주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전액 면제 △가계신용대출 신규 최대 1.0% 인하 등을 지원한다. 총 9900억원 규모이며, 약 80억원의 금융비용 감면이 예상된다.

아울러 647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은 약 246억원의 비용감면이 기대된다. 지역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을 통해 24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으로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의 유동성 문제 해소를 돕고, 3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시설자금대출 전환상품 출시를 통해 30억원 상당의 금융비용 감면이 예상된다.

이 외 '소상공인 금융지원 특별대출'을 이용 중인 만기차주를 대상으로 분할상환전환 시 연 4.5%대 저금리를 지원한다. 또 지자체·공공기관 협약 상생펀드는 전년 대비 200억원 증가한 920억원 규모로 운용해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이 저금리로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DGB희망나눔 채무감면 프로그램'으로 장기미상환 채권의 최대 90%를 감면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비금융 지원책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을 위한 경영컨설팅 △영업시간 확대(09~18시) △이동점포 확대 운영 △시니어 특화 점포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지역대표 은행의 책임으로 지역민과의 동행과 지역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수립한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계획으로 실질적인 지원혜택이 지역사회에 골고루 돌아가기를 기대한다"며 "대구은행은 한층 더 세심하게 금융소외 계층을 보듬어 주는 따뜻한 금융을 적극 실천하고 지역사회 동반성장을 견인하는 지역 대표 은행이 되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격려말씀 중인 이복현 금감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이 원장은 은행 방문에 이어 DGB금융지주 본점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지배구조 선진화 금융포럼'에 참석했다. 

자리에서 이 원장은 "오늘 포럼을 통해 DGB금융지주가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국내 은행 전반에 걸쳐 지배구조 관행에 대한 문제 의식이 많은 만큼, 개선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이사회의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돼야 한다"며 "유능하고 적격성을 갖춘 인재가 CEO로 선임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연임 여부도 경영 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투명한 절차에 따라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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