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가 다시금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국내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키움증권을 포함해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 등도 후보군에 올라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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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증시가 다시금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국내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4개 증권사로 묶여있던 국내 초대형IB 경쟁구도에 조금씩 변화가 감지된다. 당장 사업자 추가지정이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물밑작업’에 서서히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하며 도입된 초대형IB는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대형사들만 신청할 수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로 지정되면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사업을 판매할 수 있다. 발행어음이란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뜻하는데, 발행공시나 신용평가와 같은 공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초대형IB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호 사업자 지정 논의가 한동안 없었지만, 최근 들어 추가지정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발행어음시장의 규모는 작년에도 계속적으로 확대됐다. 금리 상승기를 활용, 발행어음의 높은 금리를 앞세워 자금 여력을 키워갔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 8% 금리’를 내세운 특판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기세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4365억원 수준이었던 발행어음 잔고를 작년 말 6조1503억원까지 불렸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작년 말 기준 11조232억원의 잔고를 기록해 지난 2021년 말 대비 2조6513억원 늘어난 모습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7조2494억원과 5조9201억원으로 불과 1년간 발행어음 규모가 각각 2조7743억원과 2조4770억원 늘어난 모습이다.
올해 발행어음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있어 자기자본 기준을 넘긴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키움증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료를 기준으로 키움증권은 별도 기준 자본총계가 4조691억원을 기록해 초대형IB 자격을 충족한 상태다. 서서히 IB 분야 사업을 확대해온 키움은 초대형IB 전담 조직도 신설한 상태다.
한편 5호 인가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는 하나증권이 꼽힌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연내 인가를 시야에 넣고 있다. 하나증권의 자본총계는 5조8476억원 수준이다. 또 김상태 단독대표 체제로 변신한 신한투자증권 역시 자본총계 5조2382억원을 기록하며 조건을 넘겼다. 메리츠증권도 도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 가지 변수는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발행어음에 대해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한편 발행어음으로 풀리는 시중 유동성이 고위험자산으로 몰린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초대형 IB들의 운용자금이 몰린 사례가 많이 있었다”면서 “금융당국의 스탠스가 보수적으로 잡힐 경우 (5호 지정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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