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국내 중견기업 경기가 개선될 조짐이다. 여기에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하반기 경기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다만,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분야에 비해 건설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023년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서 경기 전반 전망지수가 직전분기(93.4)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94.1로 나타나 소폭 개선됐고, 특히 설비투자규모 전망지수가 101.8로, 직전분기(98.9) 부정 전망에서 긍정 전망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경기전망조사는 중견기업 620개사를 대상으로 분기별 경기·경영실적 등을 직전분기와 비교해 해당 분기를 평가하고 다음 분기를 전망한 결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직전 분기보다 다음 분기를 긍정적으로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제조업은 94.2(3.7포인트↑)로 대부분의 업종에서 부정적으로 전망했으나, 자동차 및 화학 업종의 긍정 전망으로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자동차(104.1, 3.4포인트↑)는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신차 판매 호조 등의 영향으로 긍정 전망이 나왔으며, 화학(100.0, 20.4포인트↑)은 대규모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 착공에 따른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직전분기(79.6) 대비 대폭 상승해 긍정적 전망으로 전환됐다.

또한 1차금속(96.6, 10.8포인트↑)은 철강(차량용 강판) 수요 증가 등으로 직전분기(85.8)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비제조업은 94.1로 부정적 전망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89.7, 3.1포인트↓)은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고 운수업(74.0, 9.4포인트↓)은 경기침체 지속, 해상운송료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수출은 97.3로 직전분기(96.7)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105.8, 2.6포인트↑)는 미래차 수요 증가, 물류난 개선 등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으며, 전자부품(87.4, 7.7포인트↓)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직전분기(95.1)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내수는 93.6으로 직전분기(94.9) 대비 소폭(1.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중 자동차(102.8, 2.6포인트↓)는 긍정 전망이 유지됐지만, 식음료품(72.6, 25.7포인트↓), 전자부품(90.0, 7.9포인트↓) 등은 전기 대비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특히 비제조업에서의 하락폭이 컸는데, 운수업(74.4, 8.3포인트↓)과 건설업(87.5, 4.5포인트↓)의 하락 폭이 증가했다.

생산 전망지수는 99.9로 긍정(100)에 근접한 지수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동차(106.8, 1.9포인트↑), 1차금속(100.6, 9.9포인트↑)의 지수가 소폭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설비투자규모는 101.8로 직전분기 부정 전망(98.9)에서 긍정 전망으로 전환됐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래 가장 높은 전망지수로서 특히, 1차금속(105.8), 자동차(103.8) 업종에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견기업은 올해 2분기 평균 설비가동률을 80.5%로 전망했다. 중견기업의 경영애로 요인으로 제조업은 원자재가 가격 상승(46.4%), 비제조업은 내수 부진(48.8%)을 1순위로 꼽았다.

제경희 중견기업정책관은 “국내외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수출, 생산 중심으로 전망 지수가 소폭 개선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중견기업들의 기대감을 보여준다”며 “특히 설비투자규모에 대한 전망이 긍정으로 전환된 조사 결과는, 기업 투자확대에 대한 청신호”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제 정책관은 “중견기업들이 수출, 신규 투자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금융·세제지원 확대, 규제개선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