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통령실 관계자 "상황 파악 끝나면 필요시 美측에 '합당한 조치' 요청"
"야당 주장, 팩트와 멀어…청사 보안, 정기 점검 등 아무 문제 없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00여쪽에 이르는 '미국 도·감청' 기밀문건 유출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10일 "상황을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4가지 원칙을 밝히고 나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실의 항의 등 조치 계획에 대해 질문을 받고 "첫째, 지금 미국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 국방부도 미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기밀문건 유출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이 가장 우선한다"며 "둘째, 이번 보도가 나온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출됐다고 주장하는 자료 대부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것"이라며 "미국에선 유출 자료 일부가 수정되거나 조작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세력의 의도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셋째, 양국의 상황 파악이 끝나면 필요할 경우 미국 측에 합당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넷째,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과장하거나 혹은 왜곡해서 (한미) 동맹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면 많은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 용산에 위치한 대통령실 청사 전경. /사진=대통령실 제공


다만 이 관계자는 관련 보도에 대해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비서관 간의 대화 사실 자체를 확인해봤는지' 질문을 받자 "이번 사안은 외교 사안이고 정보사안"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관례를 잘 파악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야당 주장에 대해선 귀를 열고 합당한 주장은 받아들일건 받겠지만, 이번 주장은 팩트와 먼 부분이 너무 많다"며 "대통령실 청사 보안 문제 부분은 이전해올 때부터 완벽히 준비했고, 지금도 정기적으로 (도감청에 대비한)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고 아무 문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시절 벙커라는 구조물은 약간 돌출되어 대통령 근무 보안이나 안전은 여기가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감청 방지와 관련해 질문이 쏟아지자 "여러분이 아는 상식적인 방지 장치를 포함해서 그 이상 (방지) 시설이 가동됐다고 얘기하면 될 듯하다"며 "많은 분들이 NSC 대화 등이 나간건지 우려하는데, 보안이나 안전은 청와대보다 용산이 훨씬 더 탄탄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도감청 사실 확인에 대해 "(한국과 미국 정부) 양측에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