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저신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도 내려가면서 서민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론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주로 찾는 금융상품이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24%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5.01%) 대비 0.7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평균금리가 16.05%였던 점을 고려하면 14%대로 내려온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3.51%로 가장 낮았다. 이어 △신한카드 13.75% △현대카드 13.97% △삼성카드 14.29% △KB국민카드 14.38% △롯데카드 14.84% △하나카드 14.91% 순이다.

이처럼 카드론 금리가 하향세를 보이는 이유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카드론 금리는 조달금리에 연동해 움직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여전채 발행금리도 같이 상승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비용이 늘어 카드론 금리도 오르게 된다. 반대로 여전채 발행금리가 낮아지면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해 카드론 금리도 내려가게 된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카드론 금리는 조달비용인 원가에 마진을 붙여 산정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6%대까지 치솟았던 여전채 금리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채권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AA+ 금리는 1월2일에는 5.547%로 5%대, 2월1일에는 4.252%로 4%대로 하락하고 지난 3월 3%대에 들어섰다.

한은의 연이은 기준금리 동결로 1월13일 이후 3개월 가까이 3.50% 기준금리가 유지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고 보는 시각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여전채 금리 역시 안정화될 전망이다.

여전채 금리가 카드론 금리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3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카드론 금리는 앞으로 더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의 경우 금리 상단이 연 15.59~18.4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리볼빙은 일종의 ‘대출’ 서비스로, 가입자는 신용카드 대금을 해당 결제월에 일부만 결제하고 최대 90%까지 연체 기록 없이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발행했던 여전채 잔여 물량이 남아있는데다 여전채 금리 인하 효과가 실제로 반영되기까지 상품별로 시차가 존재한다”면서 “여전채 금리가 계속해서 안정세를 보인다면 리볼빙 금리 역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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