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패턴도 바꾼 메르스...늘어난 배송물량 '고충'도 급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물류업계가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물류업계가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CJ대한통운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중순까지 배송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0%가량 증가했고, 지난달과 비교해 최대 20%정도 늘었다.

메르스 확산에 대한 공포는 소비행태마저 뒤흔들며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편의점까지 배송경쟁에 뛰어들면서 택배 배송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물류업계는 비성수기로 구분되는 6월, 때 아닌 ‘호황’을 맞아 늘어난 배송물량이 내심 반가울 법도 하지만, 실제 속내는 ‘타들어간다’는 분위기다. 국가적 불행과 함께 갑자기 불어난 물량에 말 못할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송인력을 확충하기도 전에 예고 없이 들이닥친 물량급증 탓에 사무직 직원까지 동원돼 배송업무에 돌입하고 있지만, 배송지연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택배기사들 사이에서도 “곡소리가 날정도”로 업무가 과중됐지만, 국가적 불행 앞에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택배기사를 울리는 건 과중한 업무만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택배기사를 메르스 예비 감염자(?)로 치부하는 일부 고객들로 마음상하는 일을 겪기도 부지기수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평소 같았으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을 ‘문 앞에 두고 가라’는 고객의 말에 나를 감염자로 기피하는 것은 아닌지 괜한 서글픔마저 든다”며 “메르스 감염을 두려워하는 고객의 ‘경비실 이탁 배송’ 요구가 늘어나면서 방문하는 경비실마다 층층이 쌓여있는 택배박스를 보면서 메르스 여파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