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리온상 유도협회 40명 입건

[미디어펜=김민우 기자] 자격이 없는 선수를 전국대회에 출전시키고 승부를 조작하는 등 한국 유도계의 비리 행위가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국체전 유도 종목에 선수를 부정으로 출전시키고 승부조작 및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안병근 용인대 교수(53)와 정모(57) 모 국립대학교수(57),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 문모씨(66)를 비롯해 시·도 체육회 관계자 등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2008~2014년 전국체전 유도대회에서 출전 자격이 없는 유도선수 107명이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부정 출전했고 이들 중에는 국가대표 선수 2명이 포함됐다.

경찰에 따르면 안 교수는 제자 18명을 제주도로 부정 출전시키고 이 지역 체육회와 유도회로부터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

안 교수를 비롯한 시·도 유도회, 체육회 관계자들이 이처럼 선수들을 부정으로 출전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유도회가 선수등록시스템에 등록된 선수들의 출전자격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가 없는 등 허술한 시스템이 한 몫했다.

이들은 특정 시도의 입상과 특정 선수를 이기게 하기 위해 승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한유도회는 ‘심판위원회 위원 선정 규정’과 ‘대한체육회 상임심판제도’를 도입했으나 용인대 출신 인사들이 대다수라 조직사유화와 파벌주의란 지적을 받아왔다.

유도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한 것도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특정 시·도가 입상할 수 있도록 안 교수는 지난해 열린 전국체정의 한 경기에서 특정 선수가 고의 패하도록 지시했다.
 
문씨는 특정 선수를 이기게 하기 위해 경기 종료 7초전 상대방 선수에게 벌칙을 부여했다.

안 교수는 선수 훈련비도 빼돌렸다.

전국체전 출전 선수들에게는 매월 수십만~수백만원의 훈련비가 지급되지만 안 교수는 대부분의 선수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더라도 훈련비를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렸다. 

한편 조인철 교수는 남자 유도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올림픽에서 두번째 금메달리스트로서 지난 1984년 LA올림픽에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