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민연금이 SK와 SK C&C의 합병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24일 장에서 삼성물산은 전거래일 대비 4.03% 오른 6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제일모직은 3.86% 내린 17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민연금이 SK와 SK C&C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도 반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 10.15%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합병비율이 합병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SK와 SK C&C는 지난 4월19일 1:0.73의 비율로 합병을 결정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이 합병비율이 최태원 SK 회장 일가 지분이 43.45%에 달하는 SK C&C에 유리하도록 책정된 것으로 판단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1대 0.35에 대해서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불공정하다며 삼성 측과 법정다툼을 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물산의 소액주주 역시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합병비율이라며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이 향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에도 영향을 미쳐 의결위가 합병의 찬반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단독으로 결정하기에는 부담스러운데다 SK그룹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결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밑에 설치된 위원회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지난 3월 설치된 민간위원회로 총 9명의 민간위원(임기 2년)이 소속됐다. 현재 위원장은 김성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로 연구기관이 추천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자위원회에서 의결위로 넘길지 결정하게 된다.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규정상 '판단이 곤란한 경우' 의결위로 넘기게 돼 있지만 SK그룹과 삼성그룹은 별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