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의원수 축소 vs 야, 비례대표 늘려 의원 정수 확대 주장
각 의원들, 자기 얘기만...구체적 방향 없는 맹탕 토론 비판
[미디어펜=이희연 기자]19년 만에 열린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맹탕'으로 끝나면서 2024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이 안갯속을 걷고 있다. 100여 명의 여야 의원들이 사흘 간 '선거제 개혁안'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지만 개인 의견 나열에만 그쳤을 뿐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간 비례대표제 확대 여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원 수 감축이나 폐지를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당 3당은 의원 정수 확대 등을 통한 비례성 강화를 내세웠다. 

지역구 선출 방식과 비례대표에 대해서도 여야는 입장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소선거구제 유지를 주장했다. 

   
▲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비례대표제의 경우 국민의힘은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폐지하고 병립형 비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현행 준연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대표성을 키우기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강조했다. 

이처럼 사흘 간 열린 전원위에서는 2024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혁 방향에 대한 구체적 논의나 합의 없이, 각 의원들의 '의견'을 나열에 그쳤다. 전원위가 열리는 사흘 내내 여당은 축소를, 야당은 확대를 주장하는 데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이를 두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 의견들만 제시하다가 전원위가 끝난다면 국회는 무능력해 보일 뿐"이라며 "국회에서 20년 만에 전원위가 열리고 있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전원위 마지막 날(13일) 토론자로 나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도 "전원위는 실패했다"라며 "나흘 간 지켜보면 자괴감만 들었다. 진지한 숙의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잔치로 끝나고 있다"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14일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현재의 근시안적인 정치와 정치불신의 원인"이라며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단일안을 만들어서 정개특위와 선관위 협의를 거쳐 (선거구 획정을) 5월 중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낙 선거제 개편을 두고 여야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이라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원 정수를 조정하는 문제는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라며 "다만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해서는 이미 나와있는 3개 안 중 하나로 여야가 합의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회 전원위는 특정 사안에 대해 국회의원 전원의 의견을 듣는 기구다. 이번 전원위는 지난 2003~2004년 이라크 파병 및 파병 연장을 논의를 위해 열린 후 1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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