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분석하고 나서 그에 맞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추경을 포함해 '15조원+알파(α)' 규모로 재정 보강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추경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다.

추경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메르스·가뭄 대책과 새로운 정책 수요가 제기된 청년고용, 수출 부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추경 등 15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발표했다. 추경 편성 규모는.

▲ 정확하게 말하기 이른 시기다. 이번 추경에 메르스·가뭄 대책과 새로운 정책 수요가 제기된 청년고용, 수출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지출을 포함시키겠다. 기금을 확대 지출하고 공기업 투자도 늘리겠다. 올해 지방 세수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지방 추경을 연계해 경기 보강 효과를 극대화하겠다.

-추경과 관련한 당정협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추경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준비가 부실했나.

▲ 메르스가 경제에 주는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추경 편성 방침은 불과 얼마 전에 결정됐다. 메르스 충격을 세밀히 분석한 이후 그에 맞는 추경을 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현재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데, 준비가 부실하다는 것은 과한 비판이다.

오늘 당정협의에서 추경으로 메르스 사태를 잘 이겨내야겠다는 원칙적 합의가 있었다. 7월 초에는 당정협의를 거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 이런 정도면 역대 최고속이다.

-추경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는 우려된다. 추경의 재원은.

▲ 지난해 세입 결손이 났다. 한국은행 잉여금을 일차적으로 활용한다. 부족한 부분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게 불가피하다. 일시적으로 재정건전성이 다소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하면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강도 높은 재정 개혁, 재정 준칙 제정으로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겠다.

-재정 보강 규모가 적당한가.

▲ 현재 경제 상황이나 재정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15조원 정도가 적정하다.

-추경 편성 요건과 관련한 국가재정법 개정 계획은.

▲ 국가재정법 89조 1항에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2항에 경기침체·대량실업 등의 우려가 있거나 경기침체가 발생한 경우 추경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메르스 사태가 자연재해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2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요건에는 해당이 된다.

요즘은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같은 사회적 재난이 자연재해보다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국가재정법 89조1항을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으로 포괄적으로 고치는 게 현실에 맞다. 국회에서 논의해 법을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포함됐다. 추가 대책이 있나.

▲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려고 한다. 필요한 재원은 추경에 반영하겠다. 주택금융공사 출자는 안심전환대출 소요 재원 때문이다. 지난번에 안심전환대출을 32조원 규모로 공급했기 때문에 재정 여력이 없다. 이를 보완해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펼 때 안심전환대출 같은 고정금리·분할상환식 대출로 유도할 필요가 생긴 데 따른 출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