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파죽지세의 급등세를 나타낸 코스닥 지수가 조정국면에 들어가면서 불과 2거래일 만에 시장 분위기가 급랭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채권 등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빚투(빚을 내서 투자)'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 자체 신용공여 한도를 소진한 증권사들이 더 많이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초까지 강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급등세를 멈추고 하락 반전됐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 지수는 2500대 중반, 코스닥은 지난 20일 종가에서 900선이 깨진 것은 물론 870선 초반까지 내려와 있는 상태다.
코스피보다는 최근 급등세가 가팔랐던 코스닥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형성돼 있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의 경우 대장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적게나마 상승한 상태지만 코스닥은 시가총액 10위권 내 전 종목이 하락 중이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고 선언해 눈길을 끈다. 회사 측은 지난 20일 공지를 통해 이날 오전 9시부터 별도 공지 시점까지 신용융자 신규 매수,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번 조치에는 영업점 창구, 온라인 모든 매체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단, 보유 중인 융자·대출 잔고에 한해 요건 충족시 만기 연장을 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급격하게 늘어나 증권사 자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된 여파로 관측된다. 한투 관계자 역시 "당사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관련 업무가 일시 중단되니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며 "향후 서비스 재개시 다시 안내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최근 들어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추세를 나타냈다. 연초만 해도 16조원대에 그쳤던 잔고가 차츰 늘어나 결국 20조원 수준까지 육박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이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조치가 이어질 경우 안 그래도 하락세에 접어든 국내 증시에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이 과열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반전 흐름이 시작돼 여파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신용융자 청산 등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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