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24일 조기 귀국 결정…“정치적 책임지고 탈당”
돈 봉투 의혹에 정당 지지율 흔들...쇄신 대 신중론 충돌
'조기 귀국' 결정 불구 돈 봉투 수습 방법에 의견차 여전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한다. ‘2021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결자해지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발 늦은 결단에 당의 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송 전 대표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에 더 머물러서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속한 시간 내 귀국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가 조기 귀국을 요청한지 5일 만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기 귀국을 통한 사태 수습 뿐만 아니라 탈당의 뜻도 밝혔다. 당 대표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12명의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했던 만큼 본인도 원칙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는 돈 봉투 의혹이 당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송 전 대표의 뒤늦은 정면돌파 결정은 사태 수습보다 오히려 ‘이재명 딜레마’를 자극할 것으로 해석된다. 송 전 대표가 입장 표명을 미루는 사이 이 대표와 정치적 밀월 관계라는 점이 부각돼 ‘꼬리 자르기’라는 의심을 산 탓이다.

아울러 상승세를 유지하던 정당 지지율이 총선 1년을 앞두고 흔들리는 것도 이재명 딜레마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한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4월 3주 차 민주당 지지율은 32%로 지난주 대비 4%p 감소했다. 돈 봉투 의혹으로 지난 한 달간 36%까지 상승했던 지지율을 모두 반납했다.

위기감이 대두되자 당내에서는 사법 리스크 대응 방식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169명 전원 전수조사 등 강력한 쇄신을 주문하는 목소리와 믿고 기다리자는 신중론이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불어 당 차원의 대응 기준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에 ‘쩐당대회’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들의 거취 문제. 나아가 ‘증명하고 돌아온다’는 원칙이 왜 사법 리스크를 품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게 적용되지 않는지도 지적된다. 

가장 큰 문제는 민주당이 내부 소음을 조속히 수습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3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송 전 대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당 차원의 대응 방식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당 차원으로 쇄신에 나설 경우 ‘내로남불’ 비판을, 또 당이 의혹을 옹호할 경우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이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이재명 딜레마’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송 전 대표가 결자해지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탈출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탓에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시작된 혼란이 조기 종식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조사했다.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95%)·유선전화면접(5%) 방식을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자시심의위원회에서 확인 가능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