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문화자원창작소 6.25전쟁 65주년 ‘영웅과 함께하는 작은콘서트’
   
차세대문화자원창작소가 25일 홍익대학교 앞에서 연 '영웅과 함께하는 작은 콘서트'
   
▲차세대문화자원창작소가 25일 연 '영웅과 함께하는 작은콘서트'에서 김재식 서울수복해병전우회 회장이 6.25전쟁 참전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조국이 해방되고 나라를 되찾은 기쁨에 들뜬 3만5000명의 젊은이들이 해군 경비대에 지원했다. 해병대가 ‘해군 경비대’로 불릴 때였다. 엄격한 시험을 거친 끝에 최종 300명만이 1949년 4월15일 해병대 창설 멤버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이듬해 6월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지옥같은 전쟁에 투입됐다.

1950년 9월15일 미 해병대 1사단과 한국해병대를 선두로 내세운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유엔군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사상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상륙작전에 성공한 유엔군은 즉각 서울수복 작전에 나섰다.

북한군의 끈질긴 저항을 극복하고 마침내 유엔군은 9월28일 서울을 탈환했다. 이후 파죽지세로 10월19일 평양을 점령할 수 있었고, 10월26일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아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냈다.

65년 전 서울수복전투에 참가했던 국군 중 한 사람, 김재식 서울수복해병전우회 회장(88)이 홍익대학교 거리에서 젊은이들 앞에 섰다. 그의 첫 발언은 “전쟁은 지옥”이었다.

6.25한국전 65주년인 25일 오후 6시25분 서울 서대문구 홍익대학교 인근 놀이터에서 ‘영웅과 함께하는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주인공 김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지난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청에 입성해보니 시청 청사 주변에 시체 수백구가 널려 있었다. 살아남은 인민군 포로들을 대충 지푸라기로 구속해놓고 다시 전투에 임했다. 살아 있다는 자각도 없이 전진에 전진을 거듭했다.”

김 회장은 전쟁에 참가할 당시 심정에 대해 “당시 23살이던 내가 무엇을 알았겠나. 나라가 망하겠구나 하는 걱정뿐이었다”며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상황이었다. 전쟁 통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시신조차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젊은 사람들은 전쟁을 모른다. 전쟁은 지옥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공산주의 때문에 형제인 우리가 서로 죽고 죽였다. 지금도 이 때문에 5000만 형제들이 다투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년, 시민들과 직접 가까이서 얘기를 나누니 기분이 좋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나라가 어떻게 세워지고 지켜졌는지 알고 자긍심을 가지면 좋겠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이를 위한 일에는 언제든지 함께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담이 끝난 뒤 시민들은 김 회장에게 박수와 함께 감사의 의미를 담은 꽃다발을 수여했다.

차세대문화자원창작소 씨큐브에서 주최한 이날 행사는 마술과 무용 공연, 재즈 공연 등이 펼쳐지며 관람객들의 흥을 돋궜다.

차세대문화자원창작소 관계자는 “한반도를 가르는 6.25전쟁이 일어난 지 65주년이 지나 대한민국은 놀랄만한 발전을 했다”면서 “하지만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이 나라를 지켜왔던 영웅들을 잊어버리고 있다”며 이날 행사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