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하나-외환 조기통합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양측 법원 판결 존중 입장 밝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노사 상생 대화합 전격 제의

[미디어펜=최상진 기자] 하나-외환은행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법원의 조기통합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과 맞물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노사상생 화합 제스추어를 취했다. 

   
▲ 법원은 26일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하나금융과 외환노조측은 일제히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노사 상생 대화합을 전격 제의하면서 조기통합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연합뉴스
법원은 26일 외환노조가 제기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외환노조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측의 조기통합에 반해 갈등을 빚었던 양측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면서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합병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이날 법원은 결정문에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5%로 낮아져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산업 업황이 가처분 결정 당시에 비해 악화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어려운 금융환경으로 인해 조기통합이 불가피하다는 하나금융의 입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은 2017년까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과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명시한 2.17합의서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의 해석을 내놨다. “합의서가 5년 동안 병을 위한 논의나 준비작업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취지로 보이지 않는다”며 “2012년 기준으로 이미 3년이 넘는 기간이 지나 합병절차 등을 고려할 때 실제 합병은 합의서가 정한 201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판결 직후 외환노조에 ‘노사 상생을 위한 대화합’을 제의했다.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버리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빠르게 대처하자는 취지다. 특히 외환은행의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 등 경영상황에 비상이 걸린 만큼 조기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조기통합을 다시 추진하면서도 양행 경영진은 기존 입장과 변함없이 노조와의 대화는 계속할 계획이다. 노조 측도 은행과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제안했다.

외환노조 측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일 노조 요구사항을 사측에 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병의 키를 쥔 금융위도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금융위는 “하나․외환 조기통합은 노․사 양측간 합의 과정을 거쳐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진지한 협의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추진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인가절차 진행과정에서 노·사간 합의를 중요한 판단요인으로 고려하겠다’고 명시해 다시 한 번 노사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측의 분위기도 조기통합 소모전을 중단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개하길 기대하는 눈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그간 양측의 조기통합 논란으로 고객들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걱정이었지만 피로도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이미 조기통합 논란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상황인 만큼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