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직격탄을 맞은 전국 주요 관광지의 숙박시설 예약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숙박시설들의 객실 예약률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 양지파인리조트는 주말 콘도 객실 예약이 최근 급증했다. 리조트 관계자는 "메르스가 한창이던 이달 초·중반에는 예약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며 "점차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27일 객실 예약률은 80%를 넘었다"고 전했다.

양평 한 펜션 업주도 "27일 9개 객실 중 8개의 예약이 이뤄졌다"며 "며칠 전부터 손님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총 248개의 객실을 갖춘 안면읍 오션캐슬은 주말 예약이 완료되는 등 메르스 사태 이전의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북 경주 현대호텔 역시 이달 들어서 440실 가운데 200실도 채우지 못했지만 오는 주말에는 300실을 채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남 여수 디오션리조트도 이번 주말 호텔은 95%, 콘도는 100% 예약률을 기록했으며, 부산 해운대 A특급호텔에도 지난 20일부터 개별여행 패키지 상품과 관련한 휴가철 예약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휴양림내 숙박시설들의 예약도 늘고 있다. 22개의 객실을 갖춘 충남 태안군 안면읍 안면휴양림내 숙박시설도 메르스 사태 이후 예약률이 평소의 30%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예약 문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35개 객실에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북 옥천 장령산자연휴양림도 기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다가 지난 20일부터 예약이 다시 줄을 잇고 있다.

장령산자연휴양림 관계자는 "최고 성수기인 7∼8월은 일부 평일을 제외하고는 이미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며 "지금 같아서는 메르스 영향이 있었는지조차 느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제선 항공기와 크루즈의 제주노선 운항이 줄어들면서 지난 1∼25일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만16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만6533명에 비해 43.1%나 감소했다.

단체 여행객을 위주로 운영하는 전세버스의 가동률은 최근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 호텔과 펜션 등 숙박업소의 예약률도 35∼60%에 그쳤다.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경남 피서지 숙박시설도 예약 취소가 잇따른 탓에 예약률이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사천시 남일대리조트 엘리너스호텔은 지난해 6∼7월 예약률이 90%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현재 10%대에 그치고 있다. 예약 취소율이 80∼90%에 달한다고 호텔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7월뿐 아니라 8월 단체 예약분까지 취소해 버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숙박시설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에 경기가 예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휴가철인 7∼8월 예약을 이미 마무리한 시설들도 메르스 사태가 다시 악화해 줄줄이 취소되는 일만은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지 않으면 예약 취소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원도 한 펜션 운영자는 "소규모 펜션에는 아직 예약문의 정도만 있는 상태"라며 "최고 성수기 전에는 메르스가 확실한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