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고 확고한 재계 7위 자리를 구축하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고, 한화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전날인 26일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심의한 결과 '군함 시장 내 차별금지'를 조건부로 최종 승인 결정이 난 것이다.
이로써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한 지 15년 만에 숙원사업이던 조선·해양 포트폴리오를 품게 됐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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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중구 한화그룹 본사 전경./사진=한화 제공 |
한화는 이르면 다음 달 중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한화는 다음 달 3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과 사명 등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어 19일에는 임시 주총에서 새 경영진 선임과 사명 변경을 확정한다.
신임 대표로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명은 한화오션과 한화조선해양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주에서 바다까지…육해공 통합기업 도약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육해공 통합 방산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기존 방산사업과 대우조선의 특수선(군함) 부문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기존 무기 중심 방산사업에 항공·해양·우주 첨단 기술의 복합점을 찾고,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와의 연계 가능성 등 미래형 사업구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주도해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방산을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군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우조선은 인수 절차를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로 편입된다. 그 동안 숙원사업이자 한화가 가지지 못했던 해상 분야를 추가하면서 명실상부 육해공 종합 방산기업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업계 지각변동도 일어난다. 한화오션(가칭)이 출범하면 국내 조선업계는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3강 구도가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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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제공./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 자산 100조 클럽 눈앞…재계 '빅 7' 구도 확고해져
한화는 대우조선을 품으면서 지난해 공정위 평가 기준 총 자산이 기존 80조4000억 원 수준에서 11조4000억 원 추가돼 자산총액 100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현재 한화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에 이은 재계 7위 그룹인데, 포스코의 96조4000억 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11조4000억원의 자산을 형성한 재계 서열 38위 대우조선이 한화의 새 식구가 되면서 총 91조8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포스코와 5조 원까지 자산 격차를 줄이고, 재계 8위인 GS와 격차를 벌리면서 재계 7위 자리를 굳히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사명이 한화로 바뀐 대우조선이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상선에 이어 군함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오랜 염원이던 조선업 진출이 현실이 된 만큼 선박사업을 넘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역량이 적용된 자율운항 선박이라든지 미래형 해상 인프라 분야에서 향후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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