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충담금 적립 강화될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은행의 연체율이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차주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연체율 자체가 아직 낮긴 하지만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은행의 충당금 적립 요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은행의 연체율이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차주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함에 따라 잠재 부실에 대비한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현황에 따르면 2월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말(0.31%)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 말과 비교해선 0.1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연체율은 2개월 연속 상승하며 2020년 8월 0.38%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을 제외한 가계와 기업대출 모든 분야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09%로 전달과 비슷했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0.47%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0.02%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64%로 0.09%포인트 올랐다.

정치권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최근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 가능성을 반영해 은행권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능력을 확충할 것을 주문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은행 산업의 과점 피해를 지적하며 "수익이 좋은 시기에 은행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에 당초 계획보다 충당금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금융권에선 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충당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금융지주의 경우 약 1조6000억원, 은행은 약 6000억원이 추가 적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충당금 잔액은 각각 13조7608억원, 8조702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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