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지난해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당국의 '상생금융' 요구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와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선 KB금융이 '리딩금융'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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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 8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 8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8%(3121억원) 성장한 규모다.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이 감소됐으나, 유가증권과 수수료, 매매평가익 등의 비이자이익은 증가했다.
금융사별로 KB금융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1조497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보다 0.2% 증가한 1조3880억원을, 하나금융은 22.1% 늘어난 1조10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91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성장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이자이익은 다소 줄었다. 당국의 전방위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KB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 785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9% 줄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2조 54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전분기 보다 각각 10.6%, 5.5% 줄어든 2조 1750억원, 2조 2188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1년 전과 비교해 2배 규모로 크게 늘었다. 정치권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최근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 가능성을 반영해 은행권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능력을 확충할 것을 주문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은행 산업의 과점 피해를 지적하며 "수익이 좋은 시기에 은행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6682억원을 신규 적립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458억원)의 약 4.6배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2434억원)보다 89.4% 늘린 461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하나금융도 지난해(1646억원)의 2배 수준인 3432억원을 쌓았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 1661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14억원으로 늘렸다.
4대 금융그룹은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KB금융은 1분기 배당금을 주당 510원으로 결의했다. 신한금융은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됨에 따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또 하나금융은 2005년 지주사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도입해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 우리금융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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