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후 금융지주계 보험사들이 첫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실적이 대체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

   
▲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KB손보는 장기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안정적 관리를 통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KB손보의 손해율은 지난해 1분기 82.9%에서 1.2%포인트 개선된 81.7%로 집계됐다.

새 회계기준에 유리한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 등 장기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며 계약서비스마진(CSM)이 1년 전 7조5820억원에서 8조1900억원으로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발생하는 미래수익을 매년 나눠서 인식하는 개념으로 IFRS17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인 K-ICS 비율도 192.9%로 전분기 대비 8.8%포인트 상승했다. K-ICS비율은 지급여력비율(RBC)을 대체한 보험사 건전성 지표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 출범 이후 첫 실적을 발표한 KB라이프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1603.6% 증가한 93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유가 파생손익이 증가하고 투자수익률이 개선된 영향이다. K-ICS비율은 277.6%로 전분기 대비 7.2%포인트 개선됐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이익은 1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해서는 69.4% 증가했다. IFRS17 대응 전략에 따라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인 영향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연납화보험료(APE)는 22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3.8%(570억원) 늘었다. 이중 보장성 APE가 전년 동기 대비 44.4%(669억원) 증가하며 가치 중심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저축성 APE는 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3%(100억원) 감소했다. K-ICS비율도 220.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6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지분 인수로 새 출발한 신한EZ손해보험은 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직전분기 순손실 52억원 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NH농협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6.3% 증가한 1146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IFRS17 적용으로 보험손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농협생명의 올 1분기 기준 계약서비스마진(CSM) 잠정치는 4조5500억원으로 직전 분기 4조2600억원 대비 2900억원 증가했다.

NH농협손해보험도 1년 전보다 129.9% 증가한 789억원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농협손보 측은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과 수익증권 평가이익 증가 및 보유계약 증가에 따른 CSM 확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금융 계열 보험사는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하나손해보험도 83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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