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비현실적이라고 밝히면서, 한미 핵협의그룹(NCG)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1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주최 포럼에 참석해 국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상황과 배치되는 면이 있고, 북한의 공격 타겟이 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된 NCG를 통해 한미 간 핵 협력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판단한다. NCG에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예민한 반응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선 “중국이 과민하게 과잉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미가 어느 나라를 겨냥하고 어느 나라를 소외시키기 위한 게 아니다. 가치동맹에 입각해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의 가치에 입각한 새로운 한미동맹의 청사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구도가 강화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북한이 계속해서 위협적 도발을 하고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협할 때 과연 중국의 국익에는 도움이 되겠는가, 이를 중국에 다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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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2023.4.26./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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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중국·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면서도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것을 겨냥해 “한·러 관계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쟁 때문에 불편하다”며 “중·러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국제평화를 위해 역할과 책임을 충분히 이행해 줄 것을 기대하고, 그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정부 당국자는 NCG 신설에 대해 “핵 관련 합의에 특화된 한미 최초의 협의체”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기획그룹(NPG)과 달리 1년에 분기별로 4차례 만나는 양자 협의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YTN에 출연해 NCG에 대해 “핵무기 운용의 공동기획, 공동실행, 정보공유, 거기에 필요한 훈련까지 같이 하는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하고, 양국 정상에게 직보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굉장히 실효적으로 미국이 우리에 대한 핵우산을 보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조 안보실장은 이어 “(확장억제전략협의체 등) 기존 협의체는 핵무기 정책에 대한 협의이지만, NCG는 ‘핵무기 운용’에 관한 협의체라는 점이 다르다”며 “또 양국 정상에게 직보함으로써 핵무기 운용에서 대한민국과 우리 대통령의 발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시켜 놨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이 윤 대통령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발언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이건 국제법 원칙이다. 중국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커다란 외교적 결례”라고 비판했다. ‘한미일 핵우산 협의체 신설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굉장히 앞서나간 부정확한 보도”라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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