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高금리·경기침체→부동산가치 하락→편드 부실화 우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해외발 금융리스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융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발표한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와 위기대응 전략’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사가 결성한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총 71조8000억 원 수준으로 10년전인 2013년말 5조 원 규모에 비해 14배 이상 급증했다.

자금조달이 용이한 저금리 상황에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것인데, 이미 부동산 가격이 고점인 시기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데다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해외 투자를 늘린 국내 금융업계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주가폭락과 함께 다시 위기설에 휩싸이는 등 해외발 금융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잠재적 위험요소로 美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와 관련 대출 부실화가 거론되는 만큼 우리도 위기의 전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 상의–세종-美로펌 그린버그 트라우리그,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의 위기대응 전략’ 세미나 개최

이에 대한상의는 3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법무법인 세종과 미국계 다국적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Greenberg Traurig)와 공동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의 위기대응 전략’세미나를 개최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법무법인 박영준 세종 변호사는“해외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임대료 수입 감소 또는 자산 가치 하락으로 초래된 선순위 대출계약 위반이 있을 시 추가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내 펀드의 추가 캐피탈 콜(capital call)* 또는 외부 차입, ▲신규 국내펀드 설정, ▲현지에서의 자금조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적시점에 출구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현지 선순위 대출계약상 만기가 도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차환에 실패하거나 부동산 매수인을 찾지 못한 경우, 부동산 또는 부동산 담보 채권을 할인 매각하여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등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엑시트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그린버그 트라우리그의 아시아 부동산부문장 조엘 로스테인(Joel Rothstein)은 “부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유형의 대출기관 특징부터 미국 법제도상 채권자의 권리 및 구제책까지, 미국 부동산 대출 시장의 고유한 특징 및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시장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기업은 자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자본 확충, 충당금 적립 등의 선제조치가 요구되며, 당국은 금융시장 급변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빠진 금융회사들을 위해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하여 위기가 닥쳐도 시장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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