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통일미래기획위 원탁회의…이달 말 청년층부터 여론수렴
베트남식도 독일식도 아닌 신 한국형 통일모델 연내 발표 계획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 장관의 자문기구로 지난 2월 발족한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3일 ‘신통일미래구상’의 초안을 확정해 보고했다. 통일부는 이달 말 청년층 대상을 시작으로 국민여론 수렴에 들어간다.
 
통일부와 통일미래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는 3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원탁회의를 열어 위원회가 마련한 가칭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에 대해 논의했다. ‘신통일미래구상’은 윤석열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별개로 1988년 7.7선언과 1994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뒤를 잇는 중장기 대북·통일정책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측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김기웅 통일부 차관, 백태현 대통령실 통일비서관이, 위원회에서 김영호 위원장(성신여대 교수)과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통일을생각하는사람들의모임 이사장), 남성욱 위원회 특별위원장(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등 총 20여명이 참석했다.
 
권영세 장관은 “각계각층의 국민 모두가 통일 의지를 모으고 국제사회가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통일 준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5월 말부터 정부와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만든 ‘신통일미래구상’을 토대로 국민과 국제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청년대화, 전문가대화, 각계 간담회, 통일미래 공모전 등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내 검토와 해외 한반도 전문가 등 국제사회의 의견 수렴까지 거쳐 '신통일미래구상'의 내용을 확정한 뒤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통일부 장차관-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단 원탁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3.5.3./사진=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미래기획위원장은 “‘신통일미래구상’은 북핵 위기, 미중 신냉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 통일을 위한 새로운 정책방향을 정할 예정”이라며, “자유, 평화, 남북 공동번영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자유평화통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는 외교정책과 대북정책, 통일정책의 핵심 내용이 되어야 할 가치”라면서 “신통일미래구상은 자유로운 국가들 사이에 평화적 관계와 안보 공동체가 형성되는 국제적 흐름에 동참하는 동시에 자유의 확대를 통해 남북 사이에 심화되고 있는 안보 딜레마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 인재들이 사이버범죄에 동원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미래에) 이들이 챗 GPT를 개발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여건이 마련돼 평양 실리콘밸리를 만들고, 남북이 공동번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방안을 ‘신통일미래구상’이 제시할 것”이라며 “전쟁을 통한 베트남식 통일도 아니고, 많은 후유증을 낳은 독일식 통일도 아닌 새로운 한국형 통일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위원회는 3월 15일 1차 회의를 연 이후 같은 달 30일부터 4월 4일까지 5개 분과별 1차 회의를 열었다. 또 3월 31일과 4월 21일 위원회 특별위원회 회의를 개최했으며, 4월 6일부터 12일까지 위원 개인별 서면자문도 실시했다. 이후 4월 24일부터 5월 1일 통일미래기획위원회 5개 분과 2차 회의를 개최했다.

통일부는 위원회가 마련한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검토 및 국내 여론수렴은 물론 해외 한반도 전문가 등 국제사회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구상안을 성안한 다음 연내 적절한 계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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