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시 시장안정 조치 신속히 시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경제·금융수장들은 4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건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우리 금융·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중소형은행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과 실물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 4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가 진행 중인 관계로 최초로 원격 회의(콘퍼런스콜)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날 오전에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가 진행 중인 관계로 최초로 원격 회의(콘퍼런스콜)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 금리인상 결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4.75~5.00%에서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지 않은 데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추가 정책 강화 정도는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6월 회의에서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금리 인하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준은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을 잡기 위해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등 연속 4차례에 걸쳐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12월 0.5%포인트, 올해 2월과 3월 각각 0.25%포인트 올리는 등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확대되면서 한국 내 자본 유출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여부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최근까지 우리 금융시장은 글로벌 은행 부문 불안에도 외국인 순매수 등에 힘입어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회사채 및 단기 자금시장도 금리안정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경제·금융수장들은 "내외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시장 교란 행위 및 쏠림현상 등에 의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며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현 상황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와 한은 등 관계기관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 부문을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필요시 마련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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