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2021년 이후 20대의 소비 감소폭이 60대 이상의 8.4%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고령층에 비해 크고, 자산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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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른 20대의 연간 소비 감소폭은 약 29만9000원(1.3%)에 달한다./사진=KDI 제공 |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른 20대의 연간 소비 감소폭은 약 29만9000원(1.3%)에 달한다. 30대의 경우 약 20만4000원(0.8%)로 집계됐다.
2021년 이후 기준금리가 연 0.50%에서 연 3.50%로 총 3%포인트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20대의 경우 89만6000원(3.96%), 30대의 경우 61만3000원(2.4%) 만큼의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60대 이상의 소비 감소폭은 3만6000원(0.2%) 정도에 그쳤다.
이는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고령층에 비해 크고,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층의 경우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으로 소득의 약 3.3%가 원리금 상환에 추가로 지출되는 반면 60대 이상의 경우 소득의 1.2%가 원리금 상환에 추가로 지출됐다.
이는 청년층의 경우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이 적어 자산 형성이 부족해 금리인상 충격이 발생했을 때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한 대응이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반면 60대 이상은 소득이 낮음에도 자산이 많고 부채가 적어 소비수준을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내에서도 부채수준에 따라 감소 폭이 약 11배에 달하는 등 큰 격차를 보였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부채보유 상위 50% 청년층의 연간 소비는 26만4000원(1.1%) 감소한 반면 부채를 보유하지 않은 청년의 연간 소비 감소폭은 2만4000원(0.1%)에 그쳤다. 부채보유 하위 50% 청년의 경우에는 7만6000원(0.3%)로 집계됐다.
특히 부채보유 상위 50% 청년 중 저신용층(신용점수 700점 이하)은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연간 소비가 53만9000원(2.2%) 줄었다.
고금리 대출 상품인 카드론 보유자, 2금융권 신용대출 보유자, 다중채무자에 해당하는 청년들도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각각 19만8000원(0.8%), 21만2000원(0.9%), 29만5000월(1.2%) 수준의 소비가 감소했다.
보고서는 청년층 차주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청년층의 경우 향후 소득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현재 소득과 함께 미래 소득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대출 규제에 반영해 주택 구매 등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만기가 긴 장기대출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 차주에게는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해 단기 상환 부담을 줄이고 장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보조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돌려막기 등으로 채무 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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