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린데와 전남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 조성 투자협약
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 수소 마이크로 허브 구축
삼성물산·DL이앤씨, 日 치요다·자회사 카본코와 기술 개발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새 먹거리로 ‘수소사업’을 낙점하고 역량 강화에 힘쓰는 분위기다. 해외 유수기업 및 에너지 전문 자회사 등을 통해 공공기관 및 지자체와 손잡고 수소사업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여수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구축(안)./사진=한양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생산 기업인 린데와 전남 여수시 묘도에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총 8억 달러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수소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번 투자협약에 따라 한양과 린데는 한양이 추진 중인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허브터미널’이 위치한 여수 묘도 항만재개발 부지에 2030년까지 총 8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8만톤 규모 수소 생산시설, 수소 혼소 열병합발전소, 탄소포집·액화·저장시설 등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한양은 전남 탄소중립 실현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로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 묘도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사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은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번 수소사업 진출을 발판으로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김형일 한양 대표이사는 “수소 생산, 저장, 공급은 물론 탄소포집 시설 등을 포함하는 블루수소 생산클러스터는 미래 청정수소 산업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요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청정수소 공급 확대 허브로서 지역 탄소중립 실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설사들은 앞다퉈 수소사업 진출 및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는 초소형모듈원전(MMR) 전문 기업인 미국 USNC와 협력해 탄소배출 없는 수소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 USNC는 ‘수소 마이크로 허브’ 구축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수소 마이크로 허브는 MMR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고온 증기에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EC) 고온수전해 공정을 적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다. 원자력을 활용해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뽑아내는 탄소배출 없는 수소 생산 방식이다.

   
▲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 미국 USNC가 구축하기로 한 수소 마이크로 허브 기본 개념 설명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협약에 따라 3사는 향후 5년간 공동으로 MMR-SOEC 연계 통합 플랜트에 대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 있는 수소 생산 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향후 수소 생산 및 공급사업을 위한 연구개발 및 실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USNC가 협력해 캐나다 초크리버 지역에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고온가스로(HTGR) 기반 4세대 원자로를 적용한 MMR을 활용한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경수로 기반 원전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고온 증기를 발생시킬 수 있어 고온에서 작동하는 SOEC 활용 시 적은 에너지로도 수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현대엔지니어링 측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블룸에너지, 블룸SK퓨얼셀과 함께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내 130kW 규모 SOEC 설비를 통해 수소 시험생산에 성공했다. 이번 수소 마이크로 허브 구축 협력을 바탕으로 원자력 발전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이른바 핑크수소까지 다각화된 ‘탄소배출 없는 수소 생산 모델’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삼성물산, DL이앤씨 등도 외국 기업 및 자회사와 협력을 통해 수소사업 활성화에 나선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일본 치요다화공건설과 ‘SPERA 수소’ 기술을 활용한 수소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 한 축으로 친환경에너지사업에 주목하고 그린수소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그린수소 생산·공급사업뿐 아니라 실증이 완료된 상온·상압 운송 및 저장 기술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면서 그린수소의 생산, 운송·저장, 공급 전체 과정에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같은 달 DL이앤씨가 설립한 탈탄소 솔루션 전문기업 카본코도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및 금양그린파워와 함께 전력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나섰다.

카본코는 각 기관과 1MWth급 차세대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에 공동투자 및 참여하게 된다. 이 기술을 수소발전소에 적용해 오는 2026년부터 블루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스터빈 혼소발전 및 해외 수소 도입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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