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줄어든 반면 보험약관대출과 해약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전체 23곳, 장기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해보험사 15곳의 지난해 신규 보험 가입 계약 합산 건수는 총 3133만2498건으로, 2019년 3335만6811건보다 200만건 이상 줄었다.

   
▲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지난해 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줄어든 반면 보험약관대출과 해약은 증가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신규 가입 건수는 2017년 2631만4058건에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20년 3533만6628건, 2021년 3336만1748건, 지난해 3133만2498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였던 데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민간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신규 가입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약관대출 규모와 보험 해약 건수는 늘어났다. 경기 침체로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들이 약관대출을 받거나 있던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의 지난해 약관대출 합산 금액은 68조955억원으로 2019년 63조58억원 대비 6조원 가량 늘었다.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해지할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 범위 안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 상품으로 꼽힌다. 금리는 4~9% 수준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지만 신용, 담보 등에 상관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해약 건수 역시 2019년 1145만3354건에서 작년 1165만3365건으로 20만건 가량 증가했다.

다만 보험을 해약하게 되면 그동안 낸 보험료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아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보험료 납부가 어려워진다면 해지 대신 보험료 납입 유예 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보험 가입자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 자동대출 납입 제도 또는 감액완납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보험을 해지해야한다면 보장성보험보다는 저축성보험 해약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좋다.

또 보험연구원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자들의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들면서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져 해지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향후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중·하위 소득계층을 중심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고금리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들이 기존 해지 환급금에 프리미엄을 더해 지급하는 보험환매요구건(보험계약 재매입제도)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보험환매요구권을 도입해 계약자의 상황에 따라 손실 대신 프리미엄을 받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 산업으로 해지가 증가하는 것은 가입자들이 체감하기에도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라며 “보험료는 장기간 내야 하는 만큼 가입 전 자신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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