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홀인원’을 이용해 보험 사기를 친 보험설계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과 보험영업검사실, 생명보험검사국은 보험대리점(GA)과 생명보험사에 대한 검사를 통해 34개 GA 및 생명보험사의 전·현직 보험설계사 50여명에 대해 등록 취소 또는 업무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번 금감원 검사에서는 티샷으로 볼을 한 번에 홀컵에 넣는 '홀인원'과 관련해 보험 사기가 다수 적발됐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화재의 한 보험설계사는 홀인원 축하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취소했음에도 이 비용을 지출한 것처럼 가짜 카드 영수증을 제출해 보험금 500만원을 타냈다가 적발됐다.

현대해상과 드림라이프 보험대리점의 설계사들, 유퍼스트보험마케팅 보험대리점과 인슈코아 소속이었던 설계사들도 같은 수법으로 홀인원 보험사기를 쳤다가 금감원에 들통났다.

홀인원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골퍼가 홀인원 샷에 성공하면 기념품 구입, 축하 만찬, 축하 라운드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상해주는 특약보험으로 가입비가 저렴해 수십만명이 가입해있다.

아울러 보험설계사들의 교통사고 위장과 허위 진단서 등을 통한 보험금 편취도 심각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에즈금융서비스 보험대리점 소속이었던 한 설계사는 2019년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위장한 뒤 사고로 신고해 보험금 2000여만원을 타냈다.

신한라이프 소속이었던 한 설계사는 2015년 스키장에서 고의로 다쳤음에도 우연히 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해 보험금 2100만원을 타내기도 했다.

삼성생명의 한 설계사는 2018년 입원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한방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받았다.

삼성화재 소속이었던 한 설계사는 한의원에서 선결제한 후 마사지를 받았음에도 치료받지 않은 다른 병원에서 충격파 복합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 500여만원을 타냈다.

이밖에 설계사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보험 고객에 특별 이익을 제공하거나 보험계약의 체결 및 모집에 관한 금지 규정도 어겨 징계받았다.

교보생명 소속이었던 한 설계사는 2021년 보험 계약을 하면서 보험 계약자에게 계좌 송금 방법으로 135만원의 특별 이익을 제공했다.

한화생명 소속이었던 한 설계사는 2017년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보험 계약자의 청약서에 대신 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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