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여야 국회 외통위서 윤석열 정부 정상회담 평가 ‘극과 극’
국힘 “셔틀외교 복원 및 주요 동맹국과 안보협력 이끌어 내”
민주 “가치외교에 평화·균형외교 깨져…불필요한 갈등 조장”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여야가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에서 윤석열 정부의 한미·한일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여당은 윤 대통령이 주요 동맹국들과 안보 협력을 이뤄냈다고 성과를 부각한 반면 야당은 이룬 것 없는 빈손·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부 및 통일부를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의견은 특히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한 평가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우선 여당은 윤석열 정부의 결단으로 경색됐던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개선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일제 강제 동원 문제에 제3자 배상안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셔틀외교 및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가 복원됐고, 지소미아(GSOMIA)가 정상화될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 5월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정상 확대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밝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대통령실 제공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답방으로 12년 만에 양국의 셔틀외교가 복원된 점을 언급하며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일 관계도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경색국면을 타개하고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문재인 정권 동안 한일 관계는 완전히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는데 윤석열 정부 1년이 지난 즈음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는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 정권보다 발전된 외교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이명수 의원도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언급하며 “과거사 문제도 있지만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히로시마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키로 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류 관련 시찰단도 파견하게 됐다”면서 한일 정상회담이 굴욕 외교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차관도 “(한일 정상회담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불안감을 완화시킬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히로시마 위령비 공동 참배도 과거 식민 지배 당시 희생당한 한국 분에 대한 일본 측의 하나의 마음의 표시”라면서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여당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워싱턴 선언’에 합의하는 등 주요 동맹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고 역설했다.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을 신설하고,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정기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토록 하는 안보협력에 대한 합의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자평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정상회담은 빈손과 굴욕으로 얼룩진 외교참사라고 맞받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명확한 사과 없이 ‘가슴 아프다’라고 개인적 감정만을 표현한 것을 지적하며 “과거 아베 총리의 담화와 아키히토 일왕과 비교 시 오히려 (과거사 문제는) 후퇴했다”며 “제3자 시점의 발언을 듣고 진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한일 관계의 주안점인 과거사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부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안보문서에 기재하는 등 분쟁을 유발하고 있는것에 대해 "일본이 한국과 안보 협력을 하겠다고 하면서 군사활동이나 또는 군사적 분쟁의 대상으로 삼겠다 이렇게 (모순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이는 굴욕 외교의 산물이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박정 의원은 정부여당이 후쿠시마 시찰단 파견을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로 높게 평가했으나 일본은 이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경제산업상이 ‘한국 시찰단의 오염수 평가는 안전성 평가가 아니다’고 발표했다”며 “우리는 ‘검증하겠다. 평가하겠다’ 이렇게 발표하고 저쪽은 아니라고 하면 그런 엇박자가 어디있나”고 비판했다.

조정식 의원은 한미 워싱턴 선언에 중국 등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것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라는 미명 하에 평화와 균형 외교의 축이 깨지고 있다”며 “주변국에 대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정부가) 지금 마치 한미일 대 중러북 이런 식의 갈등과 대립구도로 판을 짜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추구해 왔던 평화와 균형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지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더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