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은행권은 물론 금투업계의 시선까지 집중되고 있다. 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대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허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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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은행권은 물론 금투업계의 시선까지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 /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을 건의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개최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8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은행권의 이번 건의에는 일종의 ‘맥락’이 있다. 큰 틀에서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의 비판에 대한 은행권의 대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내 은행들의 비이자이익 비중이 낮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평균 비이자이익 비중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등 선진국 은행권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작년의 경우 국내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은 5.7%로 최저 수준을 찍었다.
문제는 이대로라면 비이자이익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외환제도 개편 방향'에 따라 대형증권사들이 외환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소위 ‘빅테크’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 비이자이익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이에 결국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 건의’라는 수가 나온 것이다.
투자일임업은 고객으로부터 투자자문 자산 가치 등의 분석에 기초한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 받아 고객을 위해 투자하는 영업활동을 지칭한다. 현재로썬 은행들은 개인종합저축계좌(ISA)에 한해 투자일임업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은행권은 투자일임업이 전면적으로 허용되면 사업모델 다변화가 더욱 빠르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난감해진 것은 증권업계다.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전면 허용된다는 것은 증권가로서는 ‘업권 침해’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지도 측면에서 은행과 비교할 수 없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고객들과의 거리가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이번 건의사항에 대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은 투자일임 허용에 따른 리스크가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할지와 기존 증권업계와 차별화한 서비스가 가능한지 추가적으로 검토해달라"며 추가 회의를 예고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입장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권 전체를 시야에 넣는 방향으로의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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