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충당금 적립에 실적 악화…포용금융·연체율 등 과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 1분기 영업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50% 초과 성장하며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시현한 반면, 케이뱅크(이하 케뱅)는 영업부문의 선방에도 불구 대손충당금 적립 여파로 순이익이 반 토막났다. 

두 은행이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의 문제에 봉착한 가운데, 건전성 이슈가 향후 실적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52.5% 성장한 1019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반면, 케이뱅크는 57.5% 급감한 10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사진=각사 제공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올 1분기 52.5% 성장한 1019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반면, 케뱅은 57.5% 급감한 10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두 은행은 이자·비이자 수익 등 영업수익에서 모두 크게 선방했다. 우선 카뱅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1분기 3384억원에서 65.6% 성장한 5605억원을 달성했다. 이자수익에서 70.9% 성장한 4515억원을, 비이자수익(수수료+플랫폼+기타)에서 46.9% 증가한 10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케뱅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늘리며 1048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이자이익은 고객과 여·수신이 모두 성장하며 지난해 1분기 824억원 대비 24.9% 성장한 10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동기 19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증시 침체에도 불구, 금 투자 서비스 등 다양한 제휴 분야의 성과, 운용 수익 확대에 힘입어 이익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손충당금 적립' 이슈는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특히 케뱅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및 기준치 대비 더 많은 충당금 적립을 단행하면서 순이익 규모가 반 토막났다. 케뱅은 올 1분기 60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6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둠으로써 장기 안정적인 영업환경을 구축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해 말 기준 2618억원, 케뱅은 189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손준비금도 각각 1322억원, 422억원으로 늘렸다.

이처럼 두 은행이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건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확대와 연체율 상승 이슈가 겹친 까닭이다. 

특히 연체율은 매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카뱅이 지난해 1분기 0.26%에서 올해 1분기 0.58%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4분기 0.49%와 견주면 1분기만에 약 0.0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케뱅은 적극적인 여신관리에 나서면서 1분기 말 연체율을 0.82%로 내렸지만 카뱅에 견주면 매우 높은 편이다. 

연체율 상승의 뇌관인 '중·저신용자'만 놓고 보면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카뱅의 올해 2월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1.481%로 지난해 같은 달 0.612%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케뱅도 1.687%에서 3.597%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카뱅의 중·저신용자 대출잔액은 올해 2월 3조 3640억원으로 지난해 2월 2조 5944억원 대비 약 7696억원 늘었고, 케뱅도 1조 1368억원에서 2조 777억원으로 약 9409억원 증가했다. 

카뱅과 케뱅의 포용금융 목표치는 지난해 각자 25.0%였는데, 25.4%, 25.1%를 기록하며 근소하게 초과 달성했다. 카뱅과 케뱅의 올 연말 목표치는 각자 30%, 32%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 당국 가이드에 따라 포용금융을 확대하다보니 연체율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통상적으로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부실율이 높은 편인데, 중·저신용자 대출이다보니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CSS(대안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한 차주 선별 외에도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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