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이어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전력투구'
ICT·농업 융합, 도농상생·농촌기반 창조경제 실현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우리 농업이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생산 중심의 먹는 농업에서 탈피해 기능성 농업, 치료 농업, 관광 농업이 어우러진 미래형 6차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농업은 생산, 가공, 유통 등을 아우르며 ‘고부가가치 신 농업’으로 발전 중이다. 첨단과학과 기술을 융복합하고, 여기에 창의력과 다양성을 더하며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농업 관련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농업은 농산물 생산, 유통, 소비, 수출입 등 전방위에 걸쳐 부가가치를 증대시키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창조경제도 농업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 중으로,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이 합쳐져 창조경제의 꽃을 피울 산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면, 세계 최초의 강우량 관측기구인 측우기, 씨 없는 수박, 통일벼 개발 등 농업 관련 분야에서 창조적 산물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양 산업이라고 불렀던 양잠 산업이 화장품, 치약, 비누, 누에그라, 인공 고막, 인공뼈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미디어펜 자료사진

이러한 신 농업혁명의 시점에서 SK가 ‘농업 창조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을 기점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 빅데이터를 농업에 적용하는 이른바 ‘신 농사직설’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SK는 그룹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해 스마트팜과 스마트로컬푸드시스템, 창조형 두레농장 등 3개 사업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1일 SK그룹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팜은 이미 100곳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스마트팜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생육환경을 원격제어하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생산성은 향상되고 노동력과 생산비용은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스마트팜으로 딸기 농사를 지은 농민 1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성과를 평가한 결과가 주목된다. 생산성은 22.7% 증가했고 노동력과 생산비용은 각각 38.8%와 27.2% 감소했다. 만족도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원격제어를 통해 노동 시간이 절약되면서 일부 농민은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설 연휴 때 서울로 역귀성을 다녀왔다고 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시범사업단지 인근 지역에서 스마트팜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SK는 최근 인접 지역 비닐하우스 5개 동에 스마트팜 설비를 구축했으며, 내년부턴 세종시 전역으로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작년 10월 시범사업 시작, 창조형 농업 토대 마련 '성과'
그룹 경영진 중심 '창조경제추진단' 발족… "역량 집중"

SK와 세종혁신센터는 스마트팜을 향후 스스로 생육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전략이다. 농업뿐 아니라 수산업, 축산업, 임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반기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능을 적용한 메기 양어장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로컬푸드시스템은 농산물의 종류와 출하를 사전에 기획하고 생산, 유통,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개념 농업시스템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각자 기존보다 유리한 가격에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SK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1호 직매장을 열고 단계별로 늘려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는 9월 세종시 연동면에 8250㎡ 규모로 만들어지는 창조형 두레농장은 농업형 창조경제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팜 외에도 지능형 영상보안장비,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췄고, 스마트로컬푸드시스템도 도입된다.

창조형 두레농장에서는 노령층과 여성도 공동 작업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농촌지역 고용창출과 생활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30일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서 스마트팜의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SK그룹 제공

이달 SK는 세종혁신센터와 함께 지역 제한 없이 전국의 모든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농업 벤처 지원대상을 공모, 10월까지 최종 선발한다. 선발된 벤처기업은 세종혁신센터 내 사무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2000만원의 초기 창업자금도 지원받는다. SK와 세종센터는 벤처 창업지원금으로 200억원을 조성해 투융자 자금으로 활용한다.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은 SK 임직원 등 전문가들이 ‘1대1 맞춤식’으로 진행한다. SK는 벤처기업과 공동 연구, 특허·기술 제공하는 동시에 공동 사업화와 국내외 투자유치 기회도 제공한다. 세종센터는 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센터와 두레농장에 ‘테스트 랩’을 설치한다.

SK는 그룹 최고 경영진이 직접 주도하는 ‘창조경제혁신추진단’을 구성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 E&S의 현직 CEO 등이 직접 추진단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대전과 세종지역 창조경제 활성화 관리와 업무를 위해 상근직 임직원 30여명을 배치했다.

장동현 SK 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SK텔레콤 사장)은 “대전센터의 첨단 기술을 농업 생산 과정에 적용해 농촌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혁신센터는 지난달 30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졌다. 이곳은 창조마을 시범사업 성과와 영농분야 과학기술을 보유한 농업벤처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세종 창조마을 시범사업 출범식에서 박 대통령은 “과학기술이 농업 분야에 접목돼 새로운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큰 성과를 보여 달라”며 “세종시는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국내외로 성공모델을 확산하는 농업 창조경제의 메카가 되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