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는 ‘이승만 대통령’ 오보, 공영방송 탈 쓴 언론 포퓰리즘

   
▲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괴벨스 저리가라…6.25 전쟁 왜곡한 KBS 선동보도

언론의 역할은 국민의 알권리 증진이다. 언론 중 ‘공영방송’의 지위를 유지하며 ‘국민방송임’을 자처하는 KBS는 공정보도와 사실 전달의 측면에서 그 책임감이 막중하다. 또한 ‘국민방송’을 자처하는 만큼 국민통합의 의무도 있다.

그런데 KBS가 지난 6월 25일 냈던 기사는 KBS가 공영방송이자 국민방송이 맞는지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오보였다. KBS에서 6.25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낸 기사로서 “전쟁 통에 지도자는 망명 시도……선조와 이승만”이라는 내용이었다. KBS 석혜원 기자가 쓴 기사는 한국으로 치면 ‘읍면동’에 해당하는 일본의 어느 지방 역사서에 기록된 내용을 근거로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 망명을 신청했다며 이승만 대통령이 선조와 같은 ‘암왕’이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 KBS는 지난 해 문창극 총리후보의 발언을 짜깁기해 국가적인 물의를 빚은 것은 물론이고 올해 초 역사 다큐 ‘뿌리 깊은 미래’에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모호한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직후 일본 망명 타진” 뉴스를 보도하며 ‘선전선동 수준의 오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쳐

시민기자들로 구성된 어느 인터넷 신문의 기자도 아닌 ‘공영방송’ KBS의 기자라는 자가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커녕, 출처 신빙성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은 무지몽매함이 안타깝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6월 25일, 6.25 전쟁 개전일이라는 날짜의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정체성 인식에 혼란을 주는 기사를 냈다는 점이다. 공영방송 KBS라는 간판이 아까울 정도다.

6.25 전쟁 자료들은 한국, 미국, 일본의 ‘정식 기록문서’에 모두 저장되어 있다. 누가 어떤 실수를 했고 어떤 과오가 있었는지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공영방송 KBS의 석혜원 기자는 (사실여부 판단조차 무의미한) 기록을 근거로 삼아 본인이 보고 싶은 대로 본 기사를 냈다.

이승만 대통령을 ‘암왕’이라고 칭했던 기사에서 드러난 암울한 사실은 석혜원 기자의 ‘너절리즘’과 기사를 허가한 KBS 보도국의 역사인식 수준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일생의 절반을 일본과의 싸움에, 나머지 절반은 공산주의·전체주의와의 싸움에 바쳤다.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의 ‘기만성’과 ‘잔혹성’을 폭로하고 ‘진주만 공습’을 예견한 저서 『JAPAN INSIDE OUT』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우남 이승만은 자신의 ‘극일’과 ‘반공’을 기치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KBS 석혜원 기자는 우남 이승만이 건국한 대한민국 땅에서 ‘자유와 번영’을 공기처럼 누리며 살고 있다.

   
▲ 이승만에 대한 비판과 오해는 대부분이 사실에 대한 왜곡과 거짓에서 기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왜곡과 거짓이 국민들 사이에 너무나 깊숙이 파고들어서 거짓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6.25가 발발하자마자 이승만이 혼자 몰래 도망갔다고 하는 것도 그런 것들 중의 하나이다.

65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6.25 전쟁 발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75세 노령의 몸이었다. 그리고 건국 2년 차 대한민국에는 국가위기 해결을 위한 국가안보시스템,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날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중앙정보국도 없었으며 작전을 직접 지도하고 수행할 합동참모본부도 없었다. 소련 스탈린의 대규모 지원을 받은 김일성의 막강한 무기체계-수백대의 전투기 및 전차-에 맞설 군사력 또한 미비했다.

서울이 단기간에 북괴의 손에 떨어지는 등 전격적인 침략전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 발발 이후 사흘간 확전을 대비해 해군 구축함을 불러들였고, 미국을 압박해 필요한 무기와 장비 및 전투기를 지원받았다. 이승만 대통령이 김일성 북괴군의 남침 직후 대통령 국가원수로서, 국군통수권자로서 수행했던 활동은 시의적절했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해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사실 하나가 있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동맹도 뭣도 아니었고 미국 측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유민주국가들 간의 반(反)공산주의의식이 이후의 냉전 때만큼 강고한 것도 아니었다. 당시 미국에게 소련은 ‘2차 대전을 함께 승리로 이끌었으나 견제해야 할 나라’ 수준이었다. 미국이 전력을 다해 한국을 반드시 도와주어야 하는 유인은 없었다.

   
▲ 6.25에 즈음하여 6.25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가 일본으로 망명하려 했다고 역사적 사실을 날조, 왜곡 보도한 KBS. 공영방송, 국민방송이라는 타이틀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사진=연합뉴스

석혜원 기자의 기사는 전형적인 언론 포퓰리즘이다. 공영방송이라는 KBS 수준이 이렇다. 젊은 세대에게 왜곡된 시선으로 보이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 국민들을 자극하기 걸맞는 친일 프레임 등 이 두 가지가 잘 버무려진 기사는 6.25 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들불 번지듯 공유되며 퍼져나갔다.

KBS는 문제의 소지가 된 석혜원 기자의 기사를 삭제했지만, 선동은 한 문장이면 충분했고 그 한 문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열 줄의 문장이 필요했다. 6.25 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역사인식은 또 한 번 왜곡됐다. 석혜원 기자와 KBS 보도국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도 모자를 정도다. 광복 70주년, 6.25 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 공영방송 KBS의 역사인식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