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에 대한 처우·사회적 인식 이젠 달라져야
   
▲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보통대학생이 본 영화, 연평해전

속절없이 시간은 흘렀고 연평해전은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13년이 지났다. 필자 또한 연평해전이라는 전투에 무감각했었다. 2002년 월드컵에 빠져 TV 화면 작게 한 줄을 차지했던 연평해전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영화 연평해전은 상업성과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데 성공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필자 같이 과거의 역사에 무관심했던 사람의 감정조차도 불러일으키는 영화의 힘을 보여주었다.

누군가는 교묘하게 연평해전이 정치영화라며 비난을 한다. 또 누군가는 다른 영화가 더 재미있는데 굳이 그런 걸 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을 한다. 누구나 반드시 이 영화를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연평해전을 보지 않더라도 호국영웅의 희생과 노고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전사자에 대한 처우와 사회적 인식에 있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게 아깝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다. 부족했던 관심보다 더 큰 아쉬움을 갖게 하는 것은 지난 세월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나라가 보인 지속적 홀대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제2 연평해전 13주기를 맞은 29일 국방장관으로서 첫 추모사를 밝히면서 전투를 ‘승전’으로 규정했다. /사진=연합뉴스

2002년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는 법의 미비를 핑계 삼아 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전사자예우가 아닌 단순한 순직으로 처리 하였다. 그 다음 노무현 정부도 유사했다. 또한 북한과의 친선관계를 중히 여기다보니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총리, 여당의원, 국방장관 모두는 장병들의 장례식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해전 다음 날 월드컵 결승전에 참관을 갔던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지 돌이켜본다. 변한 점이 있는지 말이다. 대한민국은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포격 때 희생당한 군인보다 수학여행 도중 해상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6.25 전쟁 참전용사에 대한 대우는 말할 것도 없다.

당연히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다가 잃은 생명은 더 고결하다. 그들이 버티고 지켜낸 나라 안에서 오늘도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떻게 정치적인 모습이 되고 어떻게 편중된 모습이라 말할 수 있는가.

   
▲ 영화 연평해전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주적이 북한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사실 그대로 일깨워준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자유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다. 더 정확하게는 북한에서도 혹독하게 지배받는 불쌍한 인민들을 제외한 김정은의 지배계급이 주적이 될 것이다. 북한에게 햇볕을 쬐여주든 강경한 태도를 보였든지 간에 그들의 도발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지원을 안 해줘서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웃긴 모습 아닌가.

그들에 대한 비난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그들을 자극하지 말자하고 그들의 3대 세습과 주체사상과 핵보유를 찬양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6.25 전쟁이 한국전쟁이라며 책임전가적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까지도 있다. 21세기에 그런 사람들이 어디 있겠느냐 하시겠지만 통합진보당은 2014년 12월 그러한 이유로 해산되었다.

한 나라의 제 2 야당이 북한을 추종하다가 해산되는 상황, 그리고 나라를 위해 희생당한 사람보다 불쌍함이 도모된 다수의 죽음이 더 큰 보상을 받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군인들에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가 있을까. 자발적으로 이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싸우려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는 시대다.

국방, 안보를 강조하면 ‘구시대적이다’ 혹은 ‘보수적이다’ 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이는 국가를 위해 살라는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 아니다. 각 개인이 자발적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지금과는 다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새누리당 특정 국회의원이 김대중 정부 시절 벌어진 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죽음을 ‘개죽음’이라고 표현했다 이걸 갖고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대국민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연평해전 전사자의 희생을 ‘개죽음’으로 몰아넣은 자들이 도리어 성내는 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대국민사과 요구는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정치라는 줄을 잡고 줄다리기만을 하려는 모습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은 적들의 선제공격에 맞서 싸우다 죽고 나서, 전사자 예우 대신 순직처리를 받았다. 북한과의 친교가 대한민국 군인의 예우보다 중요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안타까운 생각마저도 잠시 들 정도다.

   
▲ 영화 연평해전은 북한 함정의 선제공격에 맞서 처절하게 싸운 해군 357호 군인들의 이야기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최고조로 치달을 무렵, 갑작스럽 북의 기습 공격에 6명의 장병이 산화했다. 김대중 정부는 이에 대한 추모를 축소하기 급급했으며, 안보의 엄중함을 경시했다.

영화 연평해전이 흥행하면서 다시 그들의 희생이 조명 받고 있다. 갑자기 정치권 여야를 막론하고 그들의 대우를 높여주자고 소리를 낸다. 조금 유명세를 탔다고 해서 당연한 일이 이제야 이뤄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우리의 안보 의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언제나 되뇌어야 한다. 정치이념과 안보이념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 또한 머릿속에 새겨야 한다.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다. 국민이 진정한 주권의식을 갖고 나라를 사랑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발적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지금과 같은 제도는 바뀌어져야 한다. 정말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영화 연평해전은 이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