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16일부터 전기료·가스비가 인상된 가운데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에너지요금 인상의 주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부터 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올렸다.
전기·가스 모두 현재 요금 수준에서 5.3% 인상됐다. 4인 가구에서 월 평균 332kWh 전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302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월 평균 가스비 추가 부담액은 4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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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사진=한전 제공 |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로 인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기·가스 공급 원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일본·유럽 각국이 연료가격 급등에 맞춰 전기요금을 2배 가량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을 지낸 문재인 정부 시절 에너지 요금 인상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왔다.
◇ 전기료 인상, 탈원전 부작용 탓 커
특히 전기요금의 경우 가격 인상은 작년 4월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총 5차례나 진행됐다. 현 정부가 출범한 뒤로 4번 올랐고,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 말 한 차례 인상됐다.
문 정부는 2021년 중반 러시아에서 촉발된 가스공급난으로 에너지 가격 폭등하는 데도 가격 인상을 미뤘다.
작년 대외 변수 악화로 에너지 가격이 다시 폭등한 작년 1분기에도 인상을 미루다가 3월 대선이 끝난 후인 4월과 10월로 인상을 미뤘다. 정치논리를 위해 후임 정부에 책임을 전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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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영구정지 터치 버튼을 누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처럼 문 정부는 전력 구입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높은 역마진 구조를 형성하면서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을 키웠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전기료 인상을 여러 차례 단행했지만 역마진 구조는 여전하다.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만 전기요금이 kWh당 21.1원 올랐지만 구입단가를 따라잡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kWh당 13.1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있었을 당시 kWh당 전력 구입단가와 판매단가는 각각 174.0원, 146.6원으로, 역마진은 kWh당 27.4원에 달했다. 구입단가가 앞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이번에 오른 8원을 더해도 역마진이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연내 전기 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내년 총선 등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문정부에서 의도적으로 미뤄온 전기 등 에너지 요금 현실화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탈원전 5년 한전 손실 26조…'역마진' 고착화
그간 에너지 전문가들은 문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기 요금 인상을 체감하지 않도록 시장논리에 역행해 역마진 구조를 고수한다고 줄곧 비판해왔다.
실제로 문 정부는 재임 당시 '탈원전을 해도 전기 요금 인상은 없다'고 수차례 장담해왔다.
하지만 탈원전 5년 동안 전력 공급 체계가 왜곡됐고, 이를 가리기 위해 문 정부가 에너지 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그 피해는 더욱 커졌다. 문 정부를 거치면서 한전은 발전 자회사에서 전기를 비싸게 사서 일반에 싸게 파는 기형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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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선소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
탈원전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걸은 핵심 공약이다.
문 전 대통령은 당선 후 퇴임까지 5년 동안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완공된 원전을 의도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관리가 잘 돼 가동에 전혀 지장이 없는 월성 1호기를 폐쇄하는 등 전방위적인 원전 시스템 파괴에 골몰했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받은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력구매비 상승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한전이 지난해 추가로 지급한 전기 구매 비용은 12조6834억 원에 달한다.
한전이 6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작년에는 절반이 넘는 3조9034억 원이 탈원전에 따른 손실로 분석됐다. 또한 문 정부 5년 동안 한전의 손실액은 25조8088억 원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한전의 자구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문 정부의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 정책이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귀결되며 국민 생활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킨 만큼 책임소재 규명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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