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1분기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햇살론 금리까지 올라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저축은행에서도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 기준금리 인상,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1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분기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취급액은 1조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595억원)보다 40% 줄었다.

같은 기간 취급 건수도 14만6683건에서 11만516건으로, 대출 실행 저축은행 수도 33개사에서 30개사로 각각 감소했다.

신용점수가 601~700점인 대출자가 올해 1분기 민간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적용받은 금리는 평균 15.47%로 지난해 1분기(14.10%)보다 1.37%포인트 상승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정부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중금리 대출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대출상품명과 관계없이 정부가 제시한 업권별 ‘민간 중금리 대출’ 요건에 부합하기만 하면 해당 대출에 규제상 인센티브를 부여, 대출 금리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도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민간 중금리 대출이 축소되지 않도록 금리 상한 기준을 합리화해 민간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금리 상한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은 지난해 상반기 16%에서 하반기 16.3%, 올해 상반기 17.5%까지 올랐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고금리 상황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데다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 대출 문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다소 떨어졌으나 시장금리가 지난 1분기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오르는 추세였고, 자금 조달 경쟁자인 은행권이 공격적으로 예금(수신) 금리를 인상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이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3.5%)보다 1.6%포인트나 뛰면서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무리하게 낮추지 않고 대출 공급을 줄인 측면도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대표적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의 1분기 조달 금리도 올랐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분기 취급분 햇살론의 조달 금리는 5.57%로 전년 동기(2.42%)보다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취급분 조달 금리인 4.19%와 비교해도 높았다.

햇살론은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점수가 하위 20%에 해당하면서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에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받아 대출을 실행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저축은행의 햇살론 조달 금리는 2개월 전 1년 만기 정기예금 신규 취급분의 가중 평균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안정되면서 정책금융상품들의 조달비용도 줄고 있어 2분기에는 대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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