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자 김무성 대표가 조기 회의 종료를 선언하고 퇴장해버리면서 파행을 겪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진퇴 논란 속에서 2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내 파행을 겪었다.

이날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자 김무성 대표가 회의 종료를 선언하고 퇴장해버린 것이다. 다음 순서인 비공개 회의는 아예 열리지도 못한 채 공개 모두발언에서 회의가 종료됐다.

대표실 밖으로 나가는 김 대표에게 김 최고위원이 "무슨 이런 회의가 있느냐"며 항의하자 이에 김학용 당대표 비서실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욕설과 함께 "그만하라"며 그를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의 중 김태호 최고위원은 “오늘 이 말이 제가 유 원내대표에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길 바란다”며 “저는 콩가루 집안이 잘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유불문하고 유 원내대표 스스로가 ‘나는 콩가루 아니라 찹쌀가루라도 되겠다’고 한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지금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당의 단합이라는 것을 정말 가슴깊이 생각해야할 때”라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서 이 모두를 위해서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원유철 정책위원회 의장은 "긴급최고위가 열린 지 3일밖에 안 됐다"며 "계속 유 대표에게 그만두라고 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반대했다.

또 "최고위에서 논의한 사항을 유 대표 본인이 신중하게 판단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역지사지의 미덕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 최고위원이 “한 말씀 더 드리겠다. 잘못 전달되면 안 된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주장하려하자 김 대표는 “회의를 끝내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회의장을 떠났다.

김 최고위원은 “이렇게 할 수 있느냐.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까 이러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당을 어렵게 만드는데 사퇴이유가 왜 없느냐. 현 상황이 곧 사태다. 무슨 이런 회의가 있느냐”고 항의하며 퇴장했다.